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27

흘려버리고 만다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뭔가 그럴싸한 의미가 있어야만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양파를 썰다가 흘리는 눈물 몇 방울을 가지고 거기에 무슨 값을 붙이려 하며 아까우니 낭비니 하며 가치를 따지고 있는 나라는 사람도 무언가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눈물 한 방울을 무슨 귀한 물질이나 되는 것처럼 아까워하며 거저 버리지 않고 의미라는 것이라도 붙여보겠다는 소견머리라니. 우선 이제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거나 눈물을 흘려야 할만 했던 일들을 더듬어보기로 한다. 그냥 지나치기가 뭣하다면 지난날 흘렸던 눈물들이 무엇 때문이었던가를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으니 말이다. 슬픈 일일 수도 있고 기쁜 일일 수도 있었을 게다.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간에 나 자신에게 관련된 내용일 수도 있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관련된 일일 수도 있었을 게다. 너무나 우스운 일을 참지 못해 웃다가 눈물을 흘렸던 이야기도 있겠다. 그런데 아무리 의미를 붙여보려 해도 떠오르는 게 없다. 하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