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낚싯대를 세운 채 왼쪽, 즉 제압하기 용이한 홈통 쪽으
로 놈을 유인한다.
그 순간, 기껏 세웠던 낚싯대가 수평으로 누우려 한다.
박정훈 씨는 최대한 자세를 낮춰 허리를 빼앗기지 않으면서
다시 대를 세운다. 천천히 릴링. 찌와 초릿대의 간격이 짧아
지고 있다. 거의 다 왔다. 왼손에 쥔 뜰채가 길게 수면으로
박정훈 필드스태프가 벵에돔을 제압하면서
세이하 낚싯대(F 1-53)와 세이하 릴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끄러져 들어간다. 게임 종료.
의외로 이른 시각에 4짜 벵에돔이 낚였다. 같은 시각 우
리가 있는 곳 건너편 갯바위에 자리한 홍경일 씨의 낚싯대
도 크게 휘었고, 이윽고 박정훈 씨와 비슷해 보이는 씨알의
벵에돔이 뜰채에 담긴다.
벵에돔 활성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편이다. 게다가
한겨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포근하다. 그만
큼 수온이 높다는 예측이 가능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
어의 성화는 거의 없다. 이따금 씨알 좋은 쥐치가 한 마리
씩 올라오는 것 외에는 벵에돔낚시에 큰 성가심이 없다. 이
날 함께 갯바위에 내린 최원제(한국다이와 마케팅부) 씨의
서툰 솜씨에도 30cm 이상 급 벵에돔이 물어준 걸 보면 과
세이하 낚싯대(T 1.5-53)와 세이하 릴, 그리고 4짜 벵에돔.
벵에돔 채비로
대형 참돔 입질을
받은 이영희 씨.
저녁 6시 반, 첫 날 실전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는 필드 스태프들.
초썰물 훈수지대에서 첫 4짜 히트
오후 2시 10분. 한창 초썰물이 진행될 때였다. 박정훈 씨
가 발밑에 찌를 던진다. 밑밥은 조류의 상류, 즉 홈통 쪽에
뿌린다. 밑밥이 빠져나가면서 그 앞에 정렬되고 있는 채비
와 동조가 이루어진다. 홈통에서 밖으로 나가는 조류와 본
류에서 빠져나와 홈통 쪽으로 들어오는 조류가 만나는 지
점, 바로 거기였다.
“히트~!”
걸었다. 박정훈 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휜다. 좀 전까지 잔
재미 보던 씨알과는 다르다. 발 밑 갯바위 틈 속으로 파고
들려는 놈과 여유를 주지 않으려는 꾼의 신경전. 박정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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