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꺼내들었다. 찬이는 초코 볼을 먹으며 무료함을 달
수 있다. 어쩌면 만화에나 나오는 곧은 바늘로 낚시를 즐
랜다.
길 수 있을 때야 말로 제대로 낚시를 하는 것일 수 있다.
어차피 오늘 낚시는 망쳤다. 아들 녀석 기분이나 풀어
주자 싶었다.
“아빠랑 기념사진이나 찍고 집에 가자. 오늘 집에 친구
들 불러서 네가 좋아하는 콘솔게임이나 실컷해라.”
나는 그동안 고기를 낚아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는 데
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아빠로서 아들을 제대로 배려
하지 못한 부족한 부성애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이번에 노래미를 낚지 못한 노래미 출조에서 배웠다. 아
인심을 썼다.
빠로서, 낚시꾼으로서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
씨익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녀석. 나는 찬이의 옆으로
낀 조행이었다.
가서 사진을 찍었다. 고기를 낚는 것 보다 훨씬 기분 좋
돌아오는 길. 차 안.
은 순간이다.
“찬아, 다음에는 고기 많은 곳에 가서 오래 오래 낚시
낚시를 하면 우리는 대개 고기 낚는 것에만 집중한다.
하자.”
낚시란 게 물론, 고기를 낚는 행위지만 그 옛날 강태공이
나름 애정을 듬뿍 담은 목소리로 찬이에게 말을 걸었
그랬던 것처럼 낚시를 하면서 낚을 수 있는 건 비단 고기
다. 그러나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그
뿐만이 아니다. 세월도 낚고, 사람도 낚고, 인연도 낚을
짧은 시간을 참지 못해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