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낚시21 20_new 03 | Page 166

혼자 낚시 할래?” 최대한 언성을 낮춰 말을 했으나 내 말 속에 있는 날카로움 은 감추지 못했다. 눈치 빠른 찬이는 이내 풀이 죽어 낚싯대를 내게 건낸다. “나 낚시 그만할래.” “안 돼, 니가 이 줄 다 풀어.” 줄을 푸는 방법은 간단하다. 끊어 내고 다시 채비를 하면 된 다. 글로 쓰면 간단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낚시 하는 도중의 다 른 사람의 채비를 해 주는 건 무척 귀찮은 일이다. 그 대상이 아들이라도 마찬가지다. 아빠의 호통에 줄을 풀던 찬이는 이내 지쳐 핸드폰을 보고 있다.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난 나는 ‘이제 낚시 다니는 거 그만 하자’고 말했다. 내 성질에 못 이긴 것이다. ▲ 우리는 이날 지카 리그와 텍사스 리그로 바닥을 공략했으나 결국 노래미는 낚지 못했다.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이기대 갯바위로 소풍 나온 가족들. ▼ 입질이 없을 때 초코 볼을 먹으면서도 낚싯대에서 눈을 떼지 않는 박찬. 노래미만도 못 한 아빠가 된 나 그렇게 무신경하게 말을 하고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래자니 시간이 지날수 록 찬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솟았다. 낚시 전에 부성애 가 강한 노래미를 낚는다고 설레발을 치던 내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아들은 뒤에 앉아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며 무료함 을 달래고 있다. 살짝 뒤를 돌아 사진을 찍었더니 배 시시 웃는다. 아빠보다 속이 더 넓은 녀석이다. 이제 는 고기 낚는 게 우선이 아니다. 원래 이 낚시의 목적 이 ‘부자유친(父子有親)’이 아니었던가. 나는 다시 찬이의 채비를 해 주었다. 그리고 같이 낚 시를 하자고 달랬다. 아직 어색한 기운이 흐른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