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꾼도 힘든 낚시다. 하물며 초보자인 찬이는 오죽할까.
낚시를 시작하기 전 나는 찬이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나 역시 어떤 경우라도 평정심을 유지하자고 다짐했다. 그
찬이의 릴에 감긴 라인의
절반 이상을 끊어내고 나니
결국 내 인내심이 폭발하고
말았다.
러나 시간이 갈수록 처음의 다짐이 흐트러지고 있다.
낚시 시작과 동시에 밑걸림으로 채비를 잃고, 캐스팅
잘못으로 다시 채비가 옆 바위에 걸린다. 재차 채비를 하
고, 또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밑걸림. 찬이가 라인의 절
반을 해 먹었을 때 결국 내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
었다. 내 낚시를 할 여유도 없이 찬이의 채비를 봐 주다
보니 낚시를 하는 게 아니라 옆에서 아들 시중을 드는 꼴
이 됐다.
결국 찬이는 라인트러블을 일으켰다. 릴에서 줄이 뭉
텅 빠져 나가는 일명 ‘후르룩’ 현상이 생긴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 인내심은 기어이 폭발했다.
“찬아, 아빠가 줄을 충분히 당긴 다음에 릴을 감으라고
했잖아. 벌써 이게 몇 번째냐. 이렇게 해서는 같이 낚시
못 다녀. 아빠는 전혀 낚시를 못하고 있잖아. 채비도 혼
자 할 수 있게 연습하라고 했더니 허둥대기만 하고 언제
아빠에게 야단을 맞고는 풀이 죽어 갯바위에 앉아 과자를 먹고 있는 박찬. 마음이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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