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이제 가려나 보다
꽃 뭉치 늘어져 주렁거리던
보랏빛 짙은 등꽃의 축제
마당엔 온통 꽃잎으로 덮이는 걸 보니
봄은 이제 가려나 보다
도톰히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피어나기 시작 할 무렵
누군가가 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기다림이 있었는데
넝쿨진 줄기 사이로 스미는 햇볕 맞으며
찻잔을 나누고 싶은 그리움으로
기다리는 마음 가득 했었는데
꽃은 지고 향기도 말라가고 있는데
찾아 주는 이는 없으려나 보다
보랏빛 꽃잎과 향기를
갈무리 해 둘 방법도 없는데
봄은 이제 지나쳐 가 버리려나 보다
등 넝쿨 초록의 빛깔만 남겨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