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 [박영보 수필3집] 엄마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 [박영보 수필3집] | Page 57
한국의 고속도로 시스템과 휴게소
한국은 남북한을 합한 면적이 이곳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보다도 작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한의 어느 곳
이든 방문 지의 거리나 시간상으로 전국이 일일 생활권에 들어갈 수가 있다. 한국 실정에 익숙하고 현재의 상
태대로 길들여 져 있는 내국인들에게는 현재의 도시 계획이나 고속도로 시스템과 환경에 길들여져 있어 어떤
특별한 불편이 없을지도 모른다. 별도의 편의 시설이나 설비에 대한 큰 욕구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나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며 해외 관광객 유치와 한국 방문의 홍보를 위해 대통령까지 광고 모델로 나서고 있
는 나라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개선이 앞세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선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의 모습을 살펴보자. 모든 도시 구획도 마찬가지이지만 도로에 있어서도 모든 구
획이나 계획이 외래 방문객이나 초행자 들을 고려하지 않고 한국에 대한 모든 국내 실정을 잘 알고 있는 내국
인만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 같다. 나 자신만을 알고 초행 자나 외래인 들에게 안내역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는 전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로 표지판의 예를 든다면 이곳의 고속도로에는 표지판에 도시의 이름은 물론 도로의 이름, 진입로나 출
구를 미리부터 파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도심에서도 고속도로 인근에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대한 안내 표지
판이 있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운행 중에도 현재의 위치에서 첫째 출구, 둘째, 그리고
세 번째 출구의 길 이름이 순서대로 표시돼 있고 현 위치로부터 출구까지의 운행 거리까지도 표시가 돼 있어
초행이더라도 운전자나 여행자가 자기의 목적지에 따라 미리 차선을 바꾸며 고속도로를 벗어 나가기 위해 미
리 대비를 할 수가 있도록 돼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이곳의 행정은 주무 부처의 편의에 따라 계획되거나 설치
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시민을 위해 존재하고 계획되며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비교를
해보게 된다. 한국의 고속도로에는 어쩌다 하나씩 붙어있는 표시판을 미쳐 보지못한채 그냥 지나치기라도 한
다면 목적지를 찾는데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도 한 장이면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자기가 원하는 어느 곳이라도 찾아 가는데 아무 어려
움이 없도록 설계가 돼있다. 이곳의 도시 구획이나 도로 시스템과의 비교는 할 수는 없을망정 보다 쉽고 상세
하게 준비된 도로 표지판 정도만이라도 돼 있으면 좋겠다. 무계획하고 중구난방 식으로 설계된 기존의 도시나
도로의 계획에 의한 어려움과 불편을 다소나마 덜 수도 있지 않겠는가. 초행 자나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외래
인 에게는 그나마 길잡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GSP의 등장은 그나마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이기
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전 어려움 속에서 헤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운행 중 약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도 태부족이다. 이곳에서 말하는 Rest Area를 말하고 있는 것인
데 글자 그대로 장거리 여행 증 가열된 차량의 엔진을 식혀주기도 할 겸 여행자도 쉬며 화장실도 이용하고 잠
시 동안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 준비하여 가지고 간 스낵과 음료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나 설비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고속도로를 지나치다 보면 고속도로의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언덕 밑에 일 열로 서서
용변을 보고 있는 광경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전국이 일일 생활권인 거리에서 운전자나 여행자 자신들 각자
가 미리 대비를 했어야 하겠지만 참을 수 없는 데야 어쩔 수 있으랴.
한국의 고속도로 중간 중간에 있는 휴게소의 숫자가 8-90여 곳이 된다고 하는데 한국의 휴게소라는 곳은
여행자들에게는 먹고 마시는 곳, 화장실을 다녀오는 곳 그 이상의 다른 목적이 있지도 않고 필요도 없는 곳이
요, 휴게소 자체는 돈을 긁어 모으는 그 기능 이외에는 다른 아무런 목적도 기능도 역할도 없는 곳이라는 인
상이 강하게 느껴지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무인 휴게소에는 청결하게 마련된 화장실과 식수대 및 안내 지도와 공중전화가 있고 더러는 음료와
간식이 있는 자판기가 마련돼 있어 여행자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준비가 돼있으며 어떤 곳에는 무인
휴게소와 같은 설비 외에 그 지역의 특성이나 명소를 알릴 수 있는 지도와 간행물을 비치해 두고 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내소에는 마치 소형 박물관이나 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설비와 안내원이 있는 곳도 있다.
안내원이 있는 안내소(Info 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