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MAXIM_2018_07_new | Página 96

GAME 융닥터의 망(忘)겜 진료소: No Man’s Sky 에디터 강지융의 잊혀진 게임 다시 보기. 망할 망 아니고 잊을 망이다. by 강 지 융 남의 결과물을 깨부수는 건 아주 십이지장부터 신이 난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파괴적이기 마련이고, 또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내 자존감이 떡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최악의 나날을 보내던 나 역시 대신 멸망시켜버릴 존재가 절실했다. 병든 사자의 부랄을 노리는 하이에나마냥 사냥감을 찾던 중, 21세기 최고의 망작이라는 <노 맨즈 스카이>를 포착했다. 뭔가 타이틀이 내일의 하늘이 없을 것만 같은 내 상황을 가리키는 것 같았거든. 시발 대체 뭘 하라는 거냐 <노 맨즈 스카이>는 우주를 떠돌며 다채로운 생물과 자원을 채집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엔 무려 18,446,744,073,709,551,616개의 행성이 존재한다. 자신이 처음 발견한 행성과 동·식물의 이름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다니, 치미는 탐험의 냄새에 오장육부가 설렐 거다. 첫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나름 고퀄 디자인이 시신경에 안정을 선사했다. 근데 그게 끝. 당최 뭘 해야 할지 모르게 복잡한 주제에 시스템은커녕 기본적인 조작 설명도 없이 대뜸 우주선을 고치란다. 욕쟁이 할매가 울고 갈 불친절함이다. 혹시 단서를 엥간한 장비는 다 고장나 있음. ㅅㅂ. 게이머들의 성지 국제전자센터에 직접 이건 뭐 킥보드로 지구일주 하라는 꼴 먹이를 뫼시러 갔다. 노 맨즈 스카이 달라 일단 자원을 채취하라니 길을 나서봤다. 자원 하니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호구왔능가’ 매립지까지는 약 2분여 거리. 전속력으로 달려봤다. 라며 조롱하듯 쳐다봤다. 정가 59,800 10초 만에 저질 체력 아재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원이었던 가격이 9,000원으로 개박살 났다. X버튼을 누르면 제트팩으로 날 수 있다는 걸 대체 얼마나 안 팔렸으면 나온 지 깨달았다. 5초 만에 연료가 바닥난다. 결국 산티아고 2년 된 게임의 초회판이 아직 순례길보다 지루한 행군이 시작됐다. 남아 있었다. 그 와중에 점원이 우주선을 고쳐도 더 난감하다. 이동 거리가 광년 “한정판도 15,000원밖에 단위로 늘어난다. 목적지 도달 시간이 ‘1:40:32’ 안 하는데 어떠세요?” 라길래 1분 40초겠거니 했는데, 1시간 40분이다. 물었다. 9,000원도 다행히 초고속 이동 기능으로 소요 시간을 약 아까워죽겠는데, 45초까지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어떻게 하는지 너 이 자식 악마세요? 알려주지 않아 두 시간 동안 뻘짓하고 난 뒤의 일이다. 9 2    m a x i m   July 2018 내가 알아서 찾아야 하는 방 탈출 게임입니까? 예? 도착 예정 시간은 2시간 뒤. 영화나 틀어줘라. 기내식은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