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이상형
있다가도 실은 없는 것.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것.
by 이 석 우
랜덤 채팅으로 진짜 여자를 만났다. 여기는 보통 여자인 척하는 몇 번만 만나도 금세 질리게 된다. 집착하면 언제 봤다고 집착해서
남자로 가득하고, 몸캠을 유도하는 범죄자도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싫고, 집착 안 하면 그건 그것대로 잘됐다 싶다. 그래도 이번은
가끔 여자도 있다. 걸러내는 비법 같은 건 없다. 그냥 틈날 때마다 처음 섹스니 기세가 좋아서 평소보다 몇 번 더 사정했다. 비울 만큼
자주 들어가면 된다. 대신 ‘안전한 남자’인 척하는 게 유리하다. 비우고 다시 그 누나 얼굴을 봤다. 이때 보는 외모가 굉장히 사람
어쨌든 랜덤 채팅으로 나눌 얘기라면 섹스 얘기뿐이고, 모든 정보가 겸허하게 한다. 아무 감정 안 생길 때 보는 여자 외모는 굉장히
허구인 상태에서 진짜 여자라면 아무래도 소개라도 안전한 남자를 새롭다. 당최 누구이신지, 제3의 성을 보는 기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소개로 직업은 직장인이나 대학생, 술 안
좋아함, 친구 썩 없음, 카페 죽돌이 등이 있겠다. 두 번째 만났을 때 누나는 섹스하면서 자기 뺨을 때려보라고 했다.
그러다 섹스 얘기가 나오면 그때부터 슬슬 여자 취향에 맞춰 내 폭력에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채팅하면서 자기
정보를 수정하면 된다. 가령 문신남에게 폭력적으로 당하고 싶다는 페티시를 ‘아다를 따먹고 자기 취향의 S로 길들이는 것’이라고
쪽이라면 “사실 내가 섹스할 때 잘 때린다”고 살짝 방향을 양아치로 소개했었거든. 그렇다고 나이 지긋이 먹은 내가 “저는 숫총각!” 하는
틀고, 남자가 침 뱉는 거 좋아한다고 하면 뭐 히드라인 척하면 건 말도 되지 않으니, “나는 보통의 섹스밖에 안 해봤다”고 사뭇
되겠지. 물론 그 새끼가 또 남자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냥 계속, 놀래는 척했다. 그러자 내게 조금 흥미를 보였었다. 뭐 섹스할 때
많이 채팅하는 거다. 그러다 한 누나를 만났다. 여자한테 욕하고 머리채 붙들어 보고 그런 거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단 상대 취향에 맞춰줘야 한다.
이런 만남의 진도는 빠르다. 일단 만나서 서로 여자와 남자라는 것만
확인하면 술부터 마신다. 취한 눈으로 봤을 때 썩 싫지 않으면 이미 보통 남자들은 여자에게 평가받는 걸 두려워한다. 수컷 본연의
온갖 상스러운 얘기는 다 터놓은 사이니 바로 섹스다. 자존심 때문이다. 이 두려움을 감내하고, 자신의 값어치를
빠른 섹스가 썩 좋지만은 않다. “연애가 아닌 섹스는 싫어” 같은 평가당하고, 거절당할 가능성을 무릅쓰고 구애하게 하는 게
순정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나사가 빠진 느낌의 거부감이라 성욕이다. 그래서 섹스하기 전까지는 실컷 퍼주고, 섹스가 이루어진
하겠는데, 일단 이건 원나잇이 아니다. 보통 클럽에서 꼬여내서 상황부터는 무언가 돌려받고 싶은 마음이 된다. 때문에 섹스할 때의
섹스까지 이어지는 걸 하룻밤에 끝냈을 때 원나잇이라고 한다. 남자는 보통 이기적이다. 박으면서 속으로는 “씨발 지깟 게 어디서
지금 상황도 하룻밤에 섹스했지만 원나잇은 분명 아니다. 원나잇은 씨발씨발”하면서 연유도 모르게 치미는 욕을 뱉는다. 참 심보가
쟁취의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클럽의 많은 수컷 사이에서, 튕기는 더럽다. 그래서 나쁜 걸 좆같다고 하나보다. 그 심리와 양태를
그녀에게 여러 번 푸쉬해서, 밖으로 불러내고, 따로 술을 마시고, SM으로 분류하자면 S에 가까울 것이다.
잔다. 경쟁과 시련, 긴 동선과 극기와 빛나는 성취가 있다. 한 마디로 그런데 다행히도, 혹은 신기하게도 그에 맞춰 여자들도 보통
‘썰’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스스로 자랑스럽고, 타인에게도 자랑할 낮져밤이가 좋다느니 하면서 일단 섹스할 때만큼은 순순해진다.
수 있다. 랜덤 채팅은 그렇지 않다. 튕기는 거 없이 채팅으로 서로 그건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지”같은 착한 마음은 아닐 거다.
충분히 섹스 견적 재고 만난다. 만났을 때도 동성만 아니면 바로 그보다 본인의 섹스 통계 상 드세게 “씨발 제대로 해라?”, “자지
섹스로 이어지는 밋밋한 동선이다. 그래서 이상하게 주변에다 물어버린다?”고 하면 아예 섹스가 성립하지 않을 걸 짐작하기
숨기게 된다. 이 숨기고 싶은 마음에는 ‘주변에 자랑할 수 없다’와 ‘이 때문이려나? 좌우간 그 모습은 M에 가까울 것이다.
여자를 못 믿겠어’ 두 가지 정도의 번뇌가 맴돌이 친다. 하지만 둘 다 어디까지나 ‘가까운’ 것이다. 진짜 S를 강요하는 M을
번뇌는 자연히 섹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랜덤 채팅으로 만난 여자는
1 6 6 m a x i m
July 2018
만나니, 도통 집중이 안 됐다. 이 누님은 뺨을 때릴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