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MAXIM_2018_07_new | Page 134

Travel / Desert
여유있어서 누운 척 하는데 실은 다리 풀려서 누움.
에디터의 침대
위에서 자리잡은 터줏냥이
에어베드 만든
사람은 노벨상 줘야 한다. 노벨 침구상
화장실은 재래식 형태를 띄고 있다. 떨어지면 죽음.
미니 그랜드 캐년 차강 소브라가 사이클롭스에게 공격당하는 꿈에 시달리다 눈을 뜨니, 게르 천장 틈에서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햇빛이 눈을 지지고 있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됐나’ 하고 시계를 보니 오전 6시 반. 몽골의 아침은 새벽 현관을 무심하게 퉁 치고 지나가는 조선일보만큼이나 빠르게 찾아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몽골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차강 소브라가’. 우리는 푸르공에 올라타 또다시 오프로드에 몸을 맡겼다. 불과 이틀 만에 우리는 푸르공의 바운스에 적응했고, 한국에 돌아가면 월미도 바이킹 위에서 느긋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깎아내린 모래 암석이 거대한 절벽을 이루는 차강 소브라가. 이곳은 한때 바다였으나 지형의 융기 현상으로 높게 솟아올라 현재는 그랜드캐니언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뼈도 못 추릴 정도로 높아 토르가 와도 쫄보가 될 것 같았다.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기념사진을 찍으러 절벽 끝으로 다가가면서도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염라대왕과 영상통화를 했다. 절벽 아래에는 붉은 사구가 엠보싱처럼 솟아 있다. 멀리서 보면 AA컵 정도 되려나. 그 대자연의 품에 파묻히고자 우리는 절벽 아랫길로 내려갔다. 줄줄이 묶인 마라탕 집 팽이버섯처럼 위쪽이 둥근 절벽이 길게 장관을 이루고, 그 아래로 우리가 있는 사구가 펼쳐졌다. 어딘가에 인피니스 스톤이 숨겨져 있진 않을까. 타국이 아니라 외계 행성을 밟듯, 우리는 발걸음을 옮기며 대자연을 감상했다.
피카추와 지우 급 케미를 자랑했다. 너 암컷이지? 일곱 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정수리 위로는 햇볕이 내리쬐었다. 우리는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에어베드를 펴고 일광욕을 했다. 한가로이 누워 있노라면, 더불어 앙드레 가뇽의 연주까지 함께라면 더 이상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은 장근석의 기분으로 사막의 여유를 즐겼다. 그 날 저녁엔 드디어 고대하던 보드카를 깠다. 돗자리를 깔고 여의도 고수부지 감성으로 깊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그렇게 사막에 녹아들고 있었다.“ 오버워치 핵쟁이 졸라 많고 배그가 짱”“ 곤지암 시시해” 창천초등학교 옆 분식집에서 피카추 돈까스 먹으며 듣던 얘기를 열심히 하는 구니를 보며 생각했다.‘ 이 자식, 몽골 사람 아닐지도 몰라.’
양고기는 맛있지 않아?
사르르 녹는 백종원 우삼겹도 삼시세끼 일주일 먹으면...
혜화동이나 건대 입구 양꼬치와는 다르다! 몽골에서 양고기를 먹을 땐 국내에서처럼 진한 양념이나 찍어 먹는 소스로 잡내를 잡지 않는다.‘ 짜고 매운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는 음식관 때문에 재료의 맛을 그대로 즐긴다. 즉, 누린내가 심하다. 주력 메뉴는 양고기와 국수를 볶은‘ 초이왕’ 과 밥을 곁들인 양고기 스튜‘ 굴라시’. 물린다면 낙타 고기를 먹어 보자. 무척 부드럽고 맛있다.
고양이 게르의 밤 두 번째 게르에는 귀여운 고양이가 있었다. 그냥 길냥인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어라? 사막 한가운데 길냥이가 있을 리가. 이 새끼 표범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허리띠를 풀던 차에 구니가 입을 열었다.“ 몽골 사람들은 원래 고양이 싫어해. 여기선 쥐 잡으려고 키워.” 녀석은 사람을 잘 따랐다. 특히 야구 청년 N 곁에 붙어서
AA 컵 언덕이 무수히 늘어진 차강 소브라가.
1 3 0 maxim Jul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