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ON SENSE
샘
이 나서 죽을 지경이다. 오늘도 어제의 무용
담을 자랑스럽게 늘어놓고 있는 저 인간만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솔직히 저 인간이랑 나
랑 크게 다른 것도 없다. 외모도 그렇고 키도 그렇
고 말빨도 그렇다. 그런데 왜 유독 저 인간만 여자
가 넘쳐나는 건지. 혹시 남자들 특유의 허풍을 믿
고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건 분
명히 아니다. 함께 간 나이트에서도 마지막에 여
자 손 잡고 나가는 꼴을 몇 번이나 목격했으니 배
알 꼴리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비결이
무언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오늘은 꼭 그 비
결을 듣고 말테다. 내겐 없는 저 인간만의 비법 양
념장을 알기 전까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리라.
나는 갖가지 아양을 떨어가며 그의 비법 양념
장에 대해 물어보았다. 쉽게 털어놓으면 비법이
아니지. 예상대로 그 인간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
며 비법 전수를 망설였다. 평소라면 그 정도에서
물러섰겠지만 오늘만은 아니다. 결국 이십년 우정
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그의 비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말한 비법은 바로 여자를
보는 눈이었다. 내 앞의 여자가 다리를 벌릴 타입
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 타입인지를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에 따르면 본질적으로 남
녀의 섹스는 여자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 아닌
가. 그녀에게 섹스에 대한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
면 아무리 얼래고 달래 봐도 말짱 꽝이라는 것.
처음부터 떡 줄 마음이 없는 여자에게는 아무리
노력해봐야 김칫국만 마시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비로소 그동안의 내 실패가 뚜렷해졌다. 그랬던
거다. 난 섹스에 대해 문을 걸어 잠근 여자들에게
치근댔던 거다. 그러니 실패할 밖에. 이유는 알았
으니 이젠 방법만 알면 된다. 사실 그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마에 나 쉬운 여자라고 써놓은 것도 아
니니 그 또한 어렵기는 매일반이다. 대체 어떤 여
자를 골라야 하는 걸까? 이왕 털어놓은 것 끝까지
알려달라고 재촉하자 망설이던 그가 마지못해 풀
어놓은 비법, 잘 줄 것 같은 여자를 구별해내는 식
별방법을 여러분에게 공개한다. 나만 알고 있으라
잘 줄 것 같은 여자 식별법
야구 선수에게 3할을 친다는 것은 영원한 숙제이자 꿈의 숫자다. 그러기 위해 가장 우선시되는 것
은 무엇일까? 코치들은 이구동성 입을 모아 좋은 공을 가려낼 줄 아는 선구안을 첫 손에 꼽는다. 아
무리 훌륭한 타자라 해도 나쁜 공에 손을 대서는 3할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 그렇구나. 내가 여자
를 자빠뜨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거였어. 나쁜 공, 즉 줄 것 같지도 않은 여자에게 물건
을 들이밀고 있었으니 애당초 좋은 타구를 날릴 리가 없지.
22 December 2015 SPARK
며 해준 이야기였지만 스파크 독자에게는 숨길 수
없지 않은가. 그 인간이 각각의 케이스를 통해 알
려준 그 비법이라면 우리도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이다. 그의 생생한 육성 증언을 들어보자.
1
남자 앞에서 취해버리는 여자
너도 알겠지만 기본은 알코올이야. 술에 취한 여
자는 방심에 의한 무방비로 ‘침대행 버스’에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