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POINT LESSON
오빠를 부르는 그녀의 간절함
흥분의 척도 신음 소리 분석 보고서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시각적 요소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뿐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무리 음란한 몸짓을 보여준다 해도 그녀의 입에서 토해지는 교성이 없다면 남
자는 불안함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음악이 빠진 영화를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신음 소리가 빠진
섹스는 그 자체로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중요한 게 신음 소리다. 그녀의 헐떡임이 없는 섹스
라. 상상하기도 싫다.
스 애피타이저이자 디저트라고 생각한 탓이다. 꼭
알아야 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치는
것보단 알고서 즐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지만 ‘아는 게 힘’일 때도 있다. 우
리가 굳이 신음 소리를 분석하려는 까닭이다. 학
구열에 불타 섹스를 즐기는 남자라, 뭔가 좀 있어
보이지 않나.
악한 상황에서 포르노를 볼 때라면 어쩔
대하다. 그게 없는 섹스는 도무지 상상이 안 갈
수 없이 소리를 끄게 된다. 남들의 시선 따
정도로 필수적인 요소인 셈. 남자들이 그 날의 섹
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용자가 아니라면 당
스가 성공적이었는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는
누르면 나오는 신음 소리 버튼
연한 일이다. 그제야 알게 되는 사실 하나가 있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가 신음 소리라 해도 과언이
여성은 성관계시 흥분하면 자신도 모르게 신음
다. 평소에 너무도 당연시 여겨왔던 여자의 신음
아닌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미친 듯 흐느끼는
소리를 낸다. 어떤 여성은 나지막하게 들릴 듯 말
소리가 사라진 포르노가 얼마나 무미건조한 것인
그녀의 교성을 들으면 없던 힘도 생겨난다는 남자
듯 읊조리는가 하면 어떤 여성은 방음벽이 필요할
지를 깨닫게 되는 것. ‘지저스’나 ‘퍽 미’ 따위의 대
들이 많다. 스포츠 선수들이 자신을 위한 응원구
정도로 커다란 신음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이
사가 없는 건 참을 수 있다. 어차피 무슨 소리인지
호를 들으며 더 힘을 내는 것처럼 남자들 역시 마
렇게 천차만별인 여성의 신음 소리는 남성으로 하
도 모르니까. 그러나 아무 의미 없이 발해지는 단
찬가지다. 여자의 신음 소리는 페니스에서 혈액이
여금 ‘내가 이 여성을 만족시켜주고 있구나’ 하는
말마의 신음 소리가 없는 건 정말로 끔찍하다. 결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자연산 비아그라인 셈이다.
자부심을 갖게 한다. 또 짜릿한 애무를 받거나 남
그럼에도 우리는 이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본
성의 성기를 몸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도
적이 없다. 신음 소리는 당연하게 곁들여지는 섹
모르게 반사적으로 비롯되는 여성의 신음 소리는
열
국 우리는 모니터를 덮게 된다.
이렇듯 섹스에서 신음 소리가 갖는 의미는 지
36 November 2015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