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귀한 손님 대접용
그런데 이 도미를 일식이나 중식으로 요리의 폭을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미 간장조림, 도미 술찜, 도미 가맛살 구
이, 도미 탕수. 그리고 오늘 소개할 도미 솥밥 등이 그것이다.
“도미로 밥을 짓겠습니다.”
처음 이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황당, 설마, 염려, 무모함 그 자체였다. 생선으로 밥을 짓는 다는 것도 생소하지만,
더 걱정인 것은 ‘비린내를 어떻게 잡느냐’였다. 이 때문에 도미 솥밥은 싱싱한 도미라야 만들 수 있는 아주 귀한 음식이다.
일본에서 도미 솥밥은 귀한 손님이 왔을 때나 나오는 전통 음식이다. 물론 우리 주변에도 맛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
다. 다만, 그 장소가 고급 일식집이나 호텔에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미 솥밥이라는 레시피 자
체가 생소할 것이다.
그런데 이 도미 솥밥, 생각보다 만들기가 까다롭지 않다. 물론, 싱싱한 도미가 있다면 말이다. 지금부터 찬찬히 알아보도
록 하자.
step 1 도미 손질과 재료 준비
도미 손질은 비늘을 치고 포를 떠야 하는 과정이 보통의 생선회 뜨기와 같다.
준비된 도미 솥밥 재료들.
도미 솥밥 재료(4인분 기준) : 도미 한 마리, 분량의 쌀, 다시마 1~2장, 간장 2T, 청주 4T, 소금 1/2T, 생강가루 약간
재료가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도미가 들어가는 영양밥이니 집에 은행이나 밤이 있으면 활용해 보자. 찹쌀이나 다른 잡
곡을 섞어줘도 좋다. 계량은 밥숟가락으로 했다. 간장은 일본 생선회(사시미) 간장을 사용했다. 없으면 양조간장이나 조림
간장도 좋다.
사진의 도미는 포를 뜨고 48시간을 숙성한 것이다. 숙성할 때는 포를 뜬 도미를 깨끗한 거즈나 키친타올에 돌돌 말아 냉
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숙성온도는 1~2도가 알맞으며 평소 문을 잘 열지 않는 서랍형 김치 냉장고가 좋다.
step 2 토치로 굽기 (아부리)
토치로 표면을 굽는 이유는 도미 살에 있는 풍부한
지방을 불에 녹여서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함이다. 이
런 형태의 조리법을 일본에서는 ‘아부리’라고 한다.
이렇게 불로 표면을 지지면 비린내는 죽고 불 맛이
난다. 이 작업을 앞 뒷면에 골고루 해주자.
48시간 동안 숙성한 도미다. 하나는 껍질을 벗겼고 다른 하나는 벗기지 않았다. 최근 들어 도미 솥밥을 몇
번 만들어보니 껍질을 벗기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갈비뼈를 제거한 다음 토치로 표면을
살짝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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