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동해의 특별한 잡어(횟대, 등가시치, 전복치)
이름이 특이한 횟대와 등가시치는 강원도~경상도에 이르
는 동해 라인의 터주대감이다. 그 외의 지역에서는 무척 생
소한 횟감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횟대와 등가시치는 그리 주
목받는 횟감이 아니었다. 그저 이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물회나 자연산 회를 주문해 먹는 음식에 이들 생선이 포함되
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횟대와 등가시치를 알고 먹는 사람
들은 손에 꼽는다는 것. 그러니 동해안을 방문해 자연산 회
나 물회를 먹었다면 나도 모르게 횟대나 등가시치를 맛봤을
<사진 3> 말쥐치와 빨간횟대, 그리고 등가시치.
여기서 등가시치는 동해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물이다. 동
해안에서는 잡어회나 탕거리로 활용하며 그리 특별한 대접
을 받는 어종은 아니다. 현지에서는 ‘장갱이’ 또는 ‘꼬랑치’란
방언으로 더 많이 불린다. 이와 비슷한 어종으로는 ‘벌레문
치(방언 ‘장치’)’가 있다. 이 벌레문치는 등가시치와 달리 길이
1m에 달하는 큰 어류이다.
표준명은 ‘괴도라치’이지만, 전복치로 더 많이 알려져 있
<사진 1> 빨간횟대. 동해안에서 물회나
자연산 모둠회에 들어간다.
<사진 2> 이미 죽은 대구횟대는
밥식해의 재료가 된다.
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복과 무척 친하다. 이는 전복을 먹
어서가 아니라 전복 서식처에 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을 보면 바로 아래 쥐노래미(일명 ‘놀래미’)가 있다. 전복
가능성이 꽤 높다.
여기서 횟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설명을 듣고 사진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쉽게 구분해 낼 수 있다. 먼저 빨간횟대
치와 비슷하다보니 한데 섞여 있으면 시선을 놓칠 수 있다.
잘 보면 입술이 아주 두껍고 재밌게 생긴 얼굴을 한 것이 전
복치다.
(<사진 1>)는 속초부터 포항에 이르는 횟집 수조에서 흔히 볼
전복치는 생긴 것과 달리 귀한 대접을 받는 잡어다. 전복
수 있는 횟감이다. 외형은 삼세기(일명 ‘삼식이’)를 닮았으며
치만 따로 노리고 어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혼획으로
대구횟대와 달리 전반적으로 불그스름하다. 그러나 횟집에
들어오는 탓에 경매장에도 하루 몇 상자 들어오지 않는다.
서 ‘빨간횟대’라는 메뉴는 찾아보기 어렵다. 보통은 물회나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니 전복치의 가격은 해마다 고공 상승
자연산 모둠회의 재료로 쓰인다. 그러므로 횟대를 맛보려면
중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횟집에서 팔고 있는 전복치의 1kg
‘자연산 모둠회’를 주문하거나 ‘횟대 물회’, 혹은 자연산이라
당 가격은 12만원이었다. 이는 능성어와 같은 값이다. 이쯤
는 문구가 들어간 물회를 주문해야 할 것이다.
되면 전복치를 잡어라고 부르는 것도 미안한 일이다.
대구횟대는 활어보다 이렇게 선어로 들어오는 양이 많다.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나 돌돔, 감성돔, 그리고 ‘이시가리’
산 것은 회로도 먹지만, 이미 죽어버린 건 대부분 밥식해로
로 알려진 줄가지미 등 일부 족보 있는 고급 생선회를 제외
쓰인다. 대구횟대는 빨간횟대와 달리 누르스름한 빛깔에 지
한다면 전복치는 잡어라 불리는 생선 중에서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