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도 없다.
이 계절에 잡히는 망둥이는 살이 차지고 약간의 단맛도 있
다. 평소에는 꾼들에게 가장 천한 대접을 받는 망둥이. 그런
망둥이도 11월부터 겨울까지는 서해에서 가장 대접받는 어
종 중 하나라는 사실, 잊지말자. ^^
그나저나 망둥이 회를 보니 10년 전 영흥도에서 천막을 치
고 낚시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늦가을이었다. 수심은
1~2m로 매우 얕았다. 나는 이날 온종일 밑걸림과 싸우다 지
쳤다. 그러다 한 번은 해변을 따라가 조금 멀리 채비를 던졌
새콤달콤한 간재미 회무침.
는데 거기서 큼지막한 망둥이 한 마리 건졌다. 철수 직전에
한 마리를 건져 꽝은 면했지만, 이틀 꼬박 낚시한 결과치고
시기다. 그래서 진도에서 간재미는 1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
는 너무나 허무했다. 처음에는 살려줄까도 생각했지만 씨알
이며, 그보다 더 따듯한 통영 앞바다는 간재미 철을 12~2월
이 괜찮아 회 맛이나 보자며 칼을 꺼내 들었다.
아내와 처가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한 점씩 집어 먹으니 금
로 보고 있다.
세 바닥났다. 그때 먹었던 망둥이 회 한 점이 어찌나 차지고
간재미 전문점 문의
오천 강게미회센타 041-932-4313
진도 사랑방식당 061-544-4117
5) 망둥이(양식 안 함)
달콤했던지…. 고생 끝에 꿀맛 같은 회를 선사한 것이 바로
망둥이였다.
망둥이회 전문점 문의
무안 봉대횟집 061-453-1907
김포 대명포구에 가도 망둥이 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6) 실치(양식 안 함)
생선 중에 실치만큼 기구한 운명이 또 있을까? 전생에 무
슨 죄를 지었기에 어렸을 때부터 대량으로 포획돼 말라 죽어
야 하는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지만, 실치는 죽어서도 제 이름을 남기지 못해
억울한 원흉이 되어 저 서해바다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고? 실치는 죽어서 뱅어포를 남기기 때문이
다. ^^;
수족관에 들어 있는 씨알 굵은 망둥이.
그러니 기구한 운명일 수밖에. 왜 사람들은 실치를 실치로
보지 않는 걸까? 이유는 이렇다.
정식명은 ‘풀망둑’이지만, 망둥어, 망둥이, 그리고 서해에
공업화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한국의 강 하구에는
서는 ‘문저리’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사실 우리 앞바다에
뱅어가 널려있었다. 초창기에는 뱅어를 잡아 포로 만들어 구
는 훌륭한 횟감이 지천인지라 망둥이를 가지고 유명한 생선
워 먹었다. 아마 지금의 386세대 정도면 어렸을 때 ‘진짜 뱅어
이라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하지만 없어서 못 먹는 지역에
포’를 도시락 반찬으로 싸가기도 했을 거다.
서는 거기서 나는 제철 생선이 모름지기 최고가 된다.
하지만 급속도로 공업화된 오늘날은 강 하구가 오염되면
개펄이 발달한 강화도나 영종도로 눈을 돌리면 망둥이가
서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뱅어는 거의 멸종했다. 똑같이
왜 최고인지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음력 12월이면 망둥
공업이 발달한 일본의 강하구에는 여전히 뱅어가 많아 지금
이가 아니라 거의 ‘몽둥이’가 된다. 평소 망둥이라 얕잡아보
도 회로 즐기는 걸 생각해 보면 확실히 한국의 자연보존에
던 낚시꾼도 이때만큼은 몽둥이 같은 망둥이를 잡으려고 눈
대한 인식은 OECD 국가 중 꼴찌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뱅어
에 불을 켠다. 이때 잡히는 망둥이는 그 길이가 50cm는 족히
가 멸종하자 그것을 대체한 것이 실치다. 그 실치를 잡아 말
넘어 살이 토실토실하다. 초심자들이 원투 채비를 날려 잡아
린 게 오늘날 우리 식탁에 오르는 뱅어포다.
내기에 가장 쉬운 어종도 망둥이다. 개펄에 서식하므로 밑걸
▶180
실치가 다 자라면 바로 이 녀석(베도라치)이 된다. 정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