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은 가장 살쪘을 때 회로 먹어야
쇠고기로 따지면 한 마리에 살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보는
‘육량’이 있듯,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쇠고기는 육량
검사를 통해 A, B, C 등급을 매기고 있지만 활어는 그런 게 없
다. 비슷한 시기와 비슷한 지역에서 잡히는 자연산 활어라면
육량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우리는 별 구분 없이 먹는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잡힌 자연산이라도 지역에 따라 맛과
살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숭어, 도다리, 광어, 우럭, 감성돔, 전어 등이 그런 물고기다.
자연산 우럭과 양식 우럭을 반반씩 섞어서 먹어도 그 맛이 확연히 구분된다.
이들 어종은 지역에 따른 맛의 차이가 분명하고, 수급 양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산지에서 바로 받는 자연산 전문 횟집
속속들이 양식에 성공함에 따라 우럭의 위상은 이제 예전만
은 대개 남해산(통영, 충무, 진해, 완도)을 선호한다. 물론, 특
못하다. 광어 다음으로 서열 2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언제 어
정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은 선택의 여지없이 그 지역에서
떤 횟감에게 2위 자리를 내주게 될지 모를 상황이다. 게다가
공수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횟감으로 실치, 망둥어, 간재
일식 업계에서는 광어의 그늘에 가려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
미, 과메기, 개복치, 도루묵 등이다. 이번 호에는 제철 자연산
다. 이 때문에 적당히 숙성돼 맛이 오른 우럭 회 맛을 아는 사
생선회를 지역에 따라 나눴다. 우선 서해와 동해 편부터 알
람이 드물다. 대부분 활어회로만 소비하다 보니 살 속에 벤
아보고 이어서 남해와 제주 편을 알아볼 예정이다.
감칠맛이 새어나오기도 전에 우리 입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다.
1. 서해 (9~12~4월의 제철 생선)
조피볼락, 전어, 삼치, 간재미, 망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