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현지꾼 법성 님이 오전 9시경
33cm 월척을 걸어내고 있다.
다해 챔질을 하니 ‘툭’ 하고 빠져나온다. 아
직 붕어가 빠지지 않은 걸 확인하고 조심조
심 연안으로 당겨내니 29cm 전후의 준척이
다.
글루텐 미끼에 밤낮 구분 없이 입질
이렇게 3마리의 붕어를 낚고 나니 어느새
오후가 됐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밤낚시
준비를 한다. 어두워지자 내 왼쪽에서 챔질
소리와 물소리가 들린다. 밤에도 붕어의 입
질이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수로에서는 밤낚시가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광려천은 예외인 모양이다. 입질은
내가 앉은 자리의 왼쪽, 즉 다리 아래에서
집중되고 있다. 여기는 최근 다리를 높이면
서 전역에 석축이 깔려있다. 바닥에 돌이 있
으니 붕어들이 은신하기 좋은 지형인 셈. 그
러나 이 포인트는 웬만해서는 자리가 나지
않는 곳이다. 항상 장박꾼이 죽치고 있기 때
문이다. 나는 초저녁 낚시를 포기하고 조용
해지는 새벽을 노리기로 했다.
자정 무렵 야식을 먹은 후 다시 자리에 앉
았다. 한결 조용하다. 새벽 2시경 찌가 살짝
잠겼다. 옆으로 살살 끌고 가는 입질. 챔질
한 후 연안으로 당겨내는데 원줄이 앞 받침
대 사이에 걸려버린다. 나는 원줄을 풀기 위
해 낚싯대를 당겼다 놓았다 하다가 그만 붕
어를 놓치고 말았다. 약한 입질에 챔질을 했
더니 아마 바늘이 설 걸린 모양이다.
새벽 4시. 낮에 집중적으로 입질을 받은
4.8칸대에 다시 입질이 들어온다. 찌가 깜박
하다가 살며시 올라오면서 옆으로 끌려간
다. 충분한 손맛을 느끼면서 연안으로 끌어
낸 붕어는 32cm 전후의 월척이다.
이제 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낚싯
대에도 서리가 내리고 한기가 느껴진다. 낚
시터의 기온은 통상적으로 자정 이후 한 번
내려가고, 새벽 해가 뜨기 전에 가장 낮아진
다. 이때 체감 온도도 가장 낮다. 연안에 살
얼음이 잡히는 시간이다. 이 때는 낚싯대를
걷어내는 게 좋다.
오전 6시경, 중앙에 찔러둔 5칸대에 입질
이 들어왔다. 찌가 그냥 물속으로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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