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었으므로, 팔도낚시회는 계속 이원호로 향했
다.
이원호는 수면이 넓고 바닷바람의 영향을 받아 얼
음이 잘 얼지 않는 곳이다. 마침 팔도낚시회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바람도 그쳐서 낚시하기 좋았다. 거울
처럼 반질반질한 수면은 설령 입질이 들어오지 않더
라도 반갑기 그지없다. 더구나 지난 주중 출조 때 강
진에서 비바람에 시달린 팔도낚시회원들로선 더욱
그랬다.
그러나 한시름 놓은 것도 잠시, 아침식사를 마치고
1시간 남짓 지나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애매하게
추운 겨울, 애매하게 차가운 겨울바람이다. 잠깐 바
람 쐬는 정도야 견딜 만하지만 1시간 이상 바람을 맞
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렇게 바람 소리 가득한
물가를 바라보다 보니 어느덧 정오. 여느 때라면 대를
접을 시간이었지만, 이날은 발걸음을 돌리기 어렵다.
얇게 얼어붙은 수면 위로 수초 줄기가 드문드문 솟아 있다.
찌올림 한 번 보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낚시자리
에서 벗어나 연안을 훑으며 수초치기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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