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새벽 4시. 빛이라고는 출조 버스의 전조등과 회원들의 손전등 불빛 뿐.
희미하게 드러나는 수면. 다행히 얼지 않았다.
이원호에서 일자수로로 이어지는 초입에 대를 편 팔도
낚시회원 설연석 씨. 다행히 아침에는 바람이 불지 않아
찌를 보기 수월했다.
마음 놓은 것도 잠시. 아침 추위에 수면이 얼었다. 황촌수로에서
이원호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1월 황촌수로의 물낚시
지난 1월 31일. 입춘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1월의
끝자락. 예년 같았으면 얼음낚시 시즌이었겠지만 주
말 출조를 준비하는 서울 팔도낚시회 강영식 총무의
머릿속에는 물낚시가 자리잡고 있었다. 사흘 전 전남
강진까지 먼 길을 달려가 많은 마릿수 손맛을 봤지만
장거리 원정은 역시 힘들었고, 준·월척급이 없어 아
쉬움이 약간 남은 터였다. 그리고 그 먼 길을 다시 내
려가기도 부담스럽다.
그가 내놓은 답은 태안의 황촌수로였다. 1월 말 현
재 황촌수로는 거의 해빙되어 밤새 얇은 얼음이 생겼
다 낮에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낮 낚시라면 충
분히 물낚시를 할 수 있다. 황촌수로는 자원까지 풍
부하니 잘만 하면 월척급을 낚을 수 있고, 실제로 지
난 겨울에 물낚시로 재미를 본 곳이기도 했다. 그래
서 1월 마지막 주말 출조는 5명의 인원으로 조촐한
팀을 꾸려 황촌수로로 가기로 한 것이다.
팔도낚시회가 황촌수로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
시. 어두컴컴한 비포장 길을 지나 수로 상류 수문 근
처에 닿았다. 손전등 불빛에 비친 수면에는 살얼음도
없다. 팔도낚시회원들은 서둘러 낚싯대를 폈다. 낚시
를 시작하기에는 한참 이른 시간이지만 당일치기 일
정으로 내려왔으니 한시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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