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난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렸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겠지만 그때는 영겁의
시간이흐르는 듯했다. 그상태에서한참시간을보내다가상을놓고티슈를 찾아그
녀에게다가가흐르는눈물을닦아주며물었다.
“수진아. 무슨일있었니?”
“......”
“말하기 힘들면 얘기하지 않아도 돼. 울만한 일이면 속에 담아두느니 차라리 우는
게낫지. 자내고급티슈, 널위해다준다. 아끼지말고팍팍써라.”순간그녀가무엇
이우스운지언제울었냐는듯이킥킥웃었다. 난천천히 그녀의뺨과얼굴에남아있
는 눈물 자욱을 닦아주었다. 내 손길을 그대로 놔두던 그녀가 갑자기 부끄러운지 내
손에서 티슈를 빼앗아 자기가 직접 나머지 부분을 닦았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내가
한마디말을건넸다.
“푸하. 마저닦게놔두지. 얼마남지도않았는데. 히히.”
“됐네이사람아. 훗.”그렇게둘이빙긋이웃고있었는데그러다그녀가앗소리를
내더니서둘러코펠쪽으로다가갔다. 그리고말했다.
“앗 이런... 짜파게티 다 불었다. 미안해. 니가 힘들게 끓여온 건데 이렇게 만들어
버려서.”
“괜찮아. 또끓이면되지뭐. 잠시만기다려라내또사올게.”
“풋괜찮아. 울었더니짜파게티생각이다없어졌어.”
“흐음... 그럼 우리 술 한잔 할까? 저 앞집 후라이드 정말 맛있는데. 후라이드는 내
가 살테니 넌 술 사라. 어때?”
“그럴까?”같이 나가 안주꺼리랑 맥주 몇 캔을 사와서
다시앉았다. 맥주한캔을마시고나니기분도느긋해졌다. 그리고그녀도한캔을비
우고두번째캔을따마시고있었다. 좀많이마시는듯했지만그래도좀전에울었던
기분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여 내심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또 한 캔을 어
느새다비우고새로운캔을따고건배를외쳤다. 난히쭉웃으며건배했다. 시원한맥
주줄기가뱃속을따라흐르는걸느끼고캔을내려놓았을때그녀가얘기했다.
“미안. 좀 전에 놀랬지?”
“으응. 쪼금.”그녀가 조금 뜸들이다 입을 열었다.“미안
해... 나 오늘 남자친구와 헤어졌어.”헉! 지금 니 말이 더 놀랄 노짜다. 순간 내 얼굴
에 이런 생각이 다 표현되었었나 보다. 그녀가 약간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30 누드 스토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