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은 모르지만.
암튼 그 말을 했는데, 그 노친네가 막 화내는 거 있지. 기분 나빴다나. 참나, 그게
기분 나쁜 말이야.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잠깐 뭐라고 그랬더니 길길이 날뛰는 거야.
잘 하면 치겠더라고. 순간 울컥 하데. 그래서 맞받아쳤지 뭐.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마
침 그 순간 녀석이 들어왔고, 그 노친네의 주먹질을 고스란히 막아줬지 뭐. 다음엔
어떻게 됐냐고? 당연히 난리 났지. 이 바닥 생활하면서 손님들한테 맞아본 적 많아.
근데 그때도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을 거야. 내가 맞는 것보다 그 녀석이 맞는 게 훨
씬 분하더라고. 게다가 녀석은 젊은 놈이 맞받아칠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다 맞고 있더
라고. 그래서 결국 내가 병 하나를 던졌지. 마담 언니 들어오고 전무님 들어오고, 난
리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을 거야. 결국 사건은 대충 무마됐지. 길길이 날뛰는 노
친네에게 전무님이 한 소리 했거든. 저 젊은 친구 맞은 걸로 고소장 들이말까요, 란
한 마디에 바로 꼬리를 내리던 걸.
사건은 결국 여느 때처럼 흐지부지되고 난 마담언니랑 전무님한테 바가지로 욕먹
고 쫓겨났지. 농담이야. 쫓겨난 건 아니고, 더 일할 마음이 안 나서 그냥 퇴근했지. 근
데 어떻게 녀석이 내 방에 와 있냐고? 코피 나서 얼굴이 피범벅이 된 녀석에게 더 일
하랄 순 없잖아. 오늘은 들어가서 쉬란 전무님 엄명이 있었거든. 그래서 둘이서 나란
히 퇴근했지. 그리고 내가 잡아끌었지.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까 우리 집에 가서
뭐라도 좀 먹고 가라고.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녀석이랑 잘 줄은 몰랐어. 그럴 생각
은 없었다고. 조금은 있었나, 흐흐. 암튼 그렇게 해서 지금 녀석이 내 앞에 있는 거지.
순진남 놀리는 재미가 쏠쏠해
처음부터 그랬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왔다는 게 신경 쓰이는지 안절부절 못
하는 녀석.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는데 그때부턴 완전히 좌불안석이더라고. 하
긴, 옷이 좀 야하긴 하지만 집에서 입는 옷이 그렇지 뭐. 간단한 안주랑 맥주를 앞에
두고 마주앉은 녀석과 나. 근데 녀석의 눈길이 갈 곳 잃은 새처럼 황망하다. 그럴 바
엔 대놓고 보지, 바보.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내 몸에 뭐라도 묻었니?”
웨이터를 사랑한 나가요 65
060~079 누드스토리본문-15.indd 65
11. 6. 9. 오후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