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E STORY 15호_new Apr. 2015 | Page 27

더 이상의 애틋함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거잖아. 예전에 남몰래 좋아했던 선배들이 군대를 갔다 오고 나면 왠지 아저 씨처럼 느껴져서 내가 왜 이 남자를 좋아했었는지 의아해 했던 기억들. 이십대 남자 도 그랬는데 하물며 지금 그는 40대다. 그리고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건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걱정마저 들 정도다. 완전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 는 걸 아닐까 하는 걱정 말이다. 조금씩 안심하는 나. 상상은 안 되지만 세월이란 게 그런 거 아니던가. 아까까지의 걱정은 눈 녹은 듯 사라져간다. 과연 어떤 아저씨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그런 생각 끝에 도착한 약속 장소. 차를 주차하고 약속 장소에서 그를 떠올리며 눈 으로 그를 찾기 시작한다. 젊은 남자 서넛이 기다리고 있을 뿐, 내가 상상했던 아저 씨는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안 온 건가? 이런 건 여전하네. 언제나 나를 기다리게 했던 그.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니 괜히 괘씸하다. 어떻게 예나 지금이나 똑같담. 만나면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버려야지. 그러고 나면 이 찜찜함에서 완전히 탈피할 수 있겠지. 어쩌면 차 한 잔 마시는 것조차 싫을 지도 모르겠다. 한편 안심되고 한편 서운하다. 그래도 한때 정말로 사랑했던 남잔데. 그때 앞쪽에 서있던 청바지 차림에 니트를 걸 친 남자가 뒤로 돌아선다. 그다. 이 상황은 뭐람. 7년 전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그가 날 보며 웃는다. 이건 말 이 안 되잖아. 날 보며 웃는 그의 얼굴에서 세월의 손길을 찾을 수가 없다. 순간 7년 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내 마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건 아닌데. 내 가 기대했던 건 이렇게 젊은 그가 아니다. 그냥 아저씨였으면 했다. 그것도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그런 아저씨. 갑자기 내가 입은 원피스가 어색하다. 나도 그처럼 젊어보 이게 입고 나올 걸. “윤서야, 너 더 예뻐졌다. 신랑이 잘해주나 보다.” 한껏 웃음 띤 얼굴로 말을 거는 그에 반해 난 꿀 먹은 벙어리처럼 얼어 있다. 아니, 가슴이 너무 뛰어서 말을 할 수 없는 것일지도. 안 그래도 힘든데 그가 가볍게 나를 포옹한다. 여전히 자연스런 스킨십을 구사하는 그. 그에게는 별 뜻이 아닐지 몰라도 내겐 너무 힘들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한담. 28 누드 스토리 15 022~041 누드스토리본문-15.indd 28 11.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