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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화 고만해 이 미친놈들아!
영화계 최악의 돈 지랄과 인력 낭비를 초래한 전설의 미디어믹스 작품들.
영상으로 직접 보는 희대의 망작 by 조웅재
원작은 개나 준 하이틴 SF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이걸 할리우드에서 만들었어야 했는데 진격의 거인 파트 1 & 2
부르마와 야무치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캐스팅 디렉터 놈 당장 데려와라.
제작비: 4,500만 달러 출연: 저스틴 채트윈, 에미 로섬, 박준형, 주윤발
제작비: 총 300억 원 출연: 미우라 하루마, 미즈하라 키코, 쿠니무라 준
만화를 실사로 옮기는 작업은 어렵다. 몇몇 실사 영화가 원작 설정만 갖다 쓰고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하는 이유다. 이 작품이 그랬고,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 고딩이 불량배를 혼쭐내고, 동양인 여친을 얻더니 피콜로랑 아도겐 주고받다가 지구를 구하는 영화가 됐으니까. 무천도사 역을 맡았던 주윤발은“ 아내가 명품백 사달라고 해서 출연료 때문에 나왔다” 라고 농담했는데 어째 구라는 아닌 것 같고 손익분기점 적자로 헤지스 가방 정도는 사줬을 거 같다. 알다시피 우리의 쭌형이 야무치로 나왔는데 아쉽게도 랩도 안 하고 애벌레 춤도 안 췄다.
일본 만화라고 배경이 전부 일본인 건 아니다. 완전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한 본 작품이 그렇다. 이름은 에렌 예거, 미카사, 쟝, 사샤, 아르민인데 영화에서는 죄다 일본인이다. 아시아인이 서로 저런 이름을 부르고 있으니 무슨 온라인 게임 정모에서 닉네임 부르는 것 같더라. 원작에서 기괴하게 그려진 거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동네 건달, 편의점 사장님, 식당 아주머니 불러다 유니클로에서 회색 히트텍 협찬받아 입히고 연기시킨 건 아닐까. 이런 작품이야말로 무조건 백인 캐스팅하는 화이트워싱이 판을 쳐줘야 몰입도가 좀 있을 텐데.
LAYOUT 박은비
3 2 maxim May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