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MAXIM_2017_04_new | Page 51

헬조선을 연상시키는 팀도 있다. 내겐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그렇다. 아틀레티코가 비교적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로 레알과 바르셀로나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더 열심히 뛰었다는 것이다. 시메오네 감독의 축구를 위해선 많이, 그리고 격렬하게 뛰며 상대를 잡아먹어야 한다.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이만큼 발전한 것도 야근수당 한 푼 안 주며 노동자들을 갈아 넣은 결과가 아니었나? 개처럼 뛰는 아틀레티코의 미드필더들을 보면 개처럼 일하는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을 갈아 넣는 경제 / 축구 스타일엔 언젠가 한계가 오게 마련이다.
아틀레티코는 축구 스타일에 한계를 느끼고 더 창의적인 스타일로 변신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돼서 요즘 성적이 뚝 떨어졌다. 어째 4차 산업혁명( 대선 주자들이 말하는 그것) 에 적응하지 못한 한국의 미래처럼 보이지만, 지나친 비관은 접어두기로 하자.
문재인과 이재명이 축구인이라면?
정치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우리나라 이번 대선 주자들을 축구인에 비유해보려고 한다. 대선 주자 중 아래에 자기 이름 없어서 섭섭한 사람 있으면 미안하다. 솔직히 다른 대선 주자들은 그럴싸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삐치지 마라. 혹시 정권 잡더라도 블랙리스트에 MAXIM 올리진 마시고.
문재인
이재명
IMAGE DREAMSTIME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의 행보를 닮았다. 얼굴은 잘생겼는데 10억 명이 지켜보는 방송에서 사타구니 냄새 맡는 그 아저씨 말이다. 뢰브는 기존 체제에서 2인자로 다른 감독을 보좌했고, 감독이 된 뒤 첫 월드컵 도전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지만 다음 대회 내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고, 지난 대선에서 역전당해 당선을 놓쳤지만 지금 지지율 1위다. 참고로 뢰브는 두 번째 월드컵에서 홈팀을 꺾고 결국 우승했다. 그렇다고 문 대표가 이번에 당선된다고 예언하는 건 아니다. 그냥 뢰브는 그랬다는 거다.
안희정 & 유승민
안희정 충남도지사 사진을 보면 마리오 만주키치만 생각난다. 크로아티아 대표 공격수인데, 그냥 얼굴이 닮았다. 구글에‘ 안희정 만주키치’ 라고 검색해보면 다들 납득할 거다. 일명‘ 안주키치’ 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올레그 블로힌 감독에 비유하련다. 축구팬들도 이 감독이 누군지 잘 모를 텐데, 사실 몰라도 된다. 유 의원처럼 블로힌의 딸도 예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 개처럼 뛰는 아틀레티코의 미들필더들을 보면 개처럼 일하는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성남시장의 거침없는 독설을 보면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이 떠오른다. 무리뉴는 상대 감독을‘ 사기꾼’ 이라고 깔아뭉갰고, 호날두가 상대 선수일 때“ 마데이라( 촌구석이라는 의미로 사용) 출신이라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저런다” 고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인터넷에 무리뉴 어록을 검색하면 끝도 없이 페이지가 펼쳐질 정도로 입담이 세다. 이 시장의 현란한‘ 훈민정음 드리블’ 도 무리뉴 못지않은 수준이다. 자기 과오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재명 시장의 단점으로 종종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 분야 역시 무리뉴가 전문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
그도 축구인 한 명을 연상시킨다. 레몽 도메네크 전 프랑스대표팀 감독이다. 도메네크가 명예훼손으로 날 고소하지만 않는다면 두 사람의 공통점을 소개하고 싶다. 도메네크는 프랑스 대표팀 감독 시절 로베르 피레 같은 유명한 선수들을 자꾸 탈락시켜 욕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었다. 두 선수가 전갈 자리라서 팀의 운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샤먼이 또... 2006년 월드컵에선 지네딘 지단이 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리는 동안 꼭두각시처럼 앉아‘ 월드컵 준우승 감독’ 이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2010년 대회에서 리더십 부재가 탄로 나면서 비참하게 쫓겨났다. 도메네크는 기자회견 도중“ 지금 여친에게 청혼할 생각뿐” 이라는 또라이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인터뷰에서 자꾸 이상한 말을 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물론 도메네크의 경우 대표팀 농단에도 불구하고 감옥 갈 일은 없다는 차이점이 있다.
제만 감독님 축지법 쓰신다?
이 남자와 함께라면 신분 상승도 꿈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즈데네크 제만 감독은 다들 수비축구만 하는 이탈리아에서 독고다이로 아름다운 공격 축구를 30년 넘게 고집했다. 하부 리그에서 가난에 허덕이는 팀을 1부 리그로 올리는 게 특기. 그저 그런 유망주는 그의 지도 아래 스타로 자란다. 평범한 2부 리그 공격수 살바토레 스킬라치는 제만 덕에 급성장하여 1990년 월드컵 득점왕이 됐다. 어쩐지 화끈한 이름의 발레리 보지노프, 골 넣으면 바지를 벗고 하얀 팬티를 덜렁거리며 세리머니를 하던 미르코 부치니치, 프란체스코 토티 등등 뛰어난 공격수들이 제만의 육성을 거쳤다. 계급 한계를 뛰어넘어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타게 돕는 감독인 셈. 제만은 승부 조작 같은 축구계 병폐와도 앞장서 싸웠다. 이런 인물은 극소수다. 그래서 존재감이 남다른 거고.
감독님들의 독한 혀 드리블 영상.
April 2017 maxim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