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Issue 11: If/만약 | Page 40

어린 시절 그 앤 엄살이 심했어. 내가 조금만 심하게 몸을 움직여도 아프다면서 찢어질 듯 소리를 질렀지. 하지만 그 보드라움이란, 그 앨 조심히 다루고 싶으면서도 정복자가 된 기분으로 달리도록 만들었어.
“ 지금도 그 앤 거울보기를 좋아해. 짧고 흰 다리가 커피색 의 스타킹을 신은 긴 다리로 바뀌었지만 작은 의자에 앉아 거울을 보는 뒷모습은 여전하지.”
“ 내가 없어도 ……. 여전하죠. 여전히 같은 모습이에요.”
화장대 위의 원통에는 또 다른 빗이 놓여있겠디. 여자의 어 머니가 화장대 뒤, 침대 밑에서 나를 꺼낼 때까지.
“ 너는 곧 나가겠지?”“ 이제 어쩔 거예요?”
“ 아마 계속 ……. 기다려야겠지. 그 애의 어머니가 청소하면 서 매트리스를 뒤집어엎지는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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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안에 이 어두운 곳을 빠져나갈 것이다. 그녀의 어 머니는 엄지와 집게로 집어서는 촘촘한 틈새사이로 뒤엉킨 먼지와 머리카락에 역성을 내며 그녀를 부를 때까지. 그녀 가‘ 그냥 버려’ 하고 최후의 선고를 내릴 때까지....... 그녀 의 뒤꿈치만을 바라보며 노르스름하고 곱슬거렸던 긴 머리 카락만을 그리워하는 것만이 마지막 할 일이다. 우리가 그 녀의‘ 빗’ 으로 태어난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