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10 'YOU' | Seite 73

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먼지 한 톨 보이지 않았다. 네가 이곳에 남기고 간 것은 저 가죽 가방 안에 모두 들어가 있었 다. 고작 그만큼이었다. 그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 것도… 오빠아, 왜 대답 안 해? 왜. 오빠, 나 좀 봐봐. 나 피부 좀 상했지? 똑같아. 아냐, 달라. 좀 푸석해졌잖아. 네가 다 알면서 왜 묻냐. 흥, 이래서 병원은 안 좋다니까. 오빠 성격에도, 내 외모에도. 괜히 환경 탓하지 말고 그냥 네 얼굴을 생각해. 하! 오빠가 몰라서 그렇지, 나 꽤 예쁘다는 말 많이 듣거든? 웃기고 있네. 문득, 눈을 떴을 땐 이미 머릿속에 네가 다녀간 후였다. 너무도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익숙했고 눈물이 날 만큼 그리웠다.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처럼 시야가 흐렸고 목이 시큰했다. 떨리는 손으로 눈물을 닦고 옆을 보자 너는 언제나처럼 침대에 기대어 앉아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울지 마, 오빠. 라고 말했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멈췄고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너는 나 곧 죽을 거 같아. 라고 담담하게, 내 기억과 똑같이… 뭐라고 하지 마, 그냥 내 감이니까. 원래 죽기 전에 상태가 가장 좋다고들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