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48

오호 통재라 금년에도 예외 없이 허탈하고 잔인한 여름이 되고 말았다. 꽃도 좋고 열매도 좋으며 하찮은 잡초까지도 좋아하다 보니 아내와의 말싸움이 잦아지기도 한다. 몇 년 전 심지도 않은 갈대의 씨앗이 어디서 날아 왔는지 장미 밭 한 구석에 싹이 터서 몇 년째를 뽑지 않고 가꾸어왔다. 그러다 보니 이젠 큰 덤불처럼 번져있다. 지저분하고 보 잘 것 없는 잡초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는 아내의 성화에 하는 수 없이 뒤뜰의 맨 구석 담 옆으로 옮겨 심어야 했다. 나무와 꽃에 물도 주고 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