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42

제 4 부 아름다운 소멸 노고단 가는 길 남원 골 떠나 구례를 지나니 지리산 입구 푯말이 보인다 초입부터 시작되는 가을의 빛깔 양편 길섶에 펼쳐진 갈대의 하늘거림 따라 빼곡한 활엽의 수림은 불타는 듯 새빨갛다 노고단 이르러 아랫녘 바라보니 널따란 벌판엔 풍성한 가을 산 아래 터 잡은 작은 마을엔 저녁연기 평화롭고 쌓아둔 볏가리 위엔 가을 햇볕 따사롭다 섬진강변 제첩국 집 화개 장터 가다 들른 장꾼들로 부산한데 떠나가는 길손 갈 길은 아직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