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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OUT 강민지 IMAGE 코리아스크린
2015년 겨울, 전 세계 영화 팬과 평론가에게 찬사를 받은 영화 < 시카리오 > 가‘ 데이 오브 솔다도’( 이하 < 솔다도 >) 라는 부제의 속편으로 돌아왔다.‘ 단검( Sica) 을 쥔 사람’ 이라는 뜻의 제목이 의미하듯, 지난 1편은 마약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만난 세 사람이 각자 추구하는 원칙과 목적이 달라서 생기는 갈등을 그렸다. 반면 이번에 개봉하는 < 솔다도 > 는 카르텔과 전면전을 펼치는 정통 블록버스터 영화가 될 전망이다. 심지어 마지막 예고편은 배경 음악이 힙합이다. 음산한 영화의 대명사 < 시카리오 > 와 힙합의 조합이라니! 이 정도면 거의 제목만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1편에 쏟아진 극찬이 < 솔다도 > 의 흥행으로 직결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시카리오 팬들의 시선은 그리 달갑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감독의 교체. 사실 < 시카리오 > 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이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도 감독인 드니 빌뇌브의 인지도가 상승한 덕분이라 볼 수 있다. < 그을린 사랑 >, < 프리즈너스 > 등의 영화로 조용히 커리어를 쌓던 빌뇌브 감독은 2015년 < 시카리오 >, 2016년 < 컨택트 > 로 스타 감독이 된 뒤, 2017년 < 블레이드 러너 2049 > 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골수팬들의 걱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 쇼생크 탈출 >,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등의 명화로 마치 집 앞 편의점 가듯 아카데미 시상식을 누비던 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이 하차한 것. 그리고 1편의 히로인 에밀리 블런트마저 출연하지 않는다. 속편의 스토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범죄에 대한 응징과 소신의 간극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무력감을 완벽히 표현했던 에밀리 블런트의 공백은 마치 < 신세계 2 > 에 이정재가 나오지 않는 것만큼 섭섭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겠어? 이미 바뀐 걸. 빌뇌브 감독이 하차했다는 이유로 < 솔다도 > 의 작품성을 일찌감치 폄하하는 의견을 듣다 보면‘ 언제부터 빌뇌브의 팬이 이렇게 많았지?’ 하는 의문이 든다. < 시카리오 > 의 국내 성적은 약 15만 명. 같은 시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 <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 약 65만 명) 보다 한참 적은 수다. 사실상 국내 개봉 당시에는 아무도 < 시카리오 > 와 빌뇌브에 주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빌뇌브에게서 무거운 메가폰을 건네받은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마피아물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솔리마를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제작진은 쟁쟁한 후보군 가운데 무명에 가까운 그를 선택했다. 정통 마피아 액션물에 능통한 그의 연출력이 멕시칸 카르텔의 악랄함을 묘사하기에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슬처럼 시퍼런 빌뇌브식 냉랭함을 속편에서 보지 못하는 건 물론 아쉽다. 하지만 지난날 청순했던 첫사랑과 몇 년 만에 재회했는데 섹시하게 변해있다면, 그 또한 심장 떨리지 않겠어? 어설피 전작을 따라 하려 애쓸 바에는 차라리 전혀 다른 모습의 < 시카리오 > 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너무 뻔한 할리우드 액션물이 되지 않겠느냐고? 라틴 아메리카와 베니치오 델 토로가 만나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게 이미 < 트래픽 > 과 < 체 > 에서 검증되었다. 브래드 피트의 흑화 버전 델 토로 형님이 이번에도 알아서 하드 캐리해 주실 거야.
1 편 vs. 2 편, 당신의 취향은?
July 2018 maxim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