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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식 건빵의 원조, 건면포의 등장 앞서 나온 비스코티가 발전한 형태인 건빵도 비슷한 시기에 전투식량으로 활용된다. 건빵은 십자군전쟁을 거치면서 유럽으로 들어왔다. 비스코티보다 수분이 매우 적어 보존성이 탁월한 만큼 선원들과 각국 해군에서 애용했다. 하지만 18세기 당시 건빵은 우리가 생각하는 직사각형의 작은 건빵이 아니라 벽돌 같은 블록형태였다. 그 때문에 영국 해군에서는 건빵으로 동료를 구타하는 일이 종종 일어났으며“ 소중한 건빵을 전우에게 던지지마라” 라는 주의
문구가 나올 정도였다. 180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으로 건너간 건빵은 남북전쟁 당시 규격화된 형태로 만들어졌다. 건빵이 북군에 배급되면서 미국에서도 전투식량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국군에게 보급하는 건빵은 유럽과 미국의 건빵과 달리 말린 빵의 형태로, 러 · 일전쟁에서 일본군이 사용하던 말린 떡에서 유래했다. 초창기 일본군의 건빵은 쌀과 밀의 가루를 반죽으로 빚어 말린 건면포였다. 하지만 쉽게 부스러져 이동 중에 가루가 되어버리기 십상이었다. 일본군은 물을 부어
죽처럼 먹어야 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빵에 구멍을 뚫어 말린 형태로 만들었다. 건빵과 함께 별사탕을 보급하기도 했다. 별사탕은 원래 1569 년에 포르투갈인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 Luís Fróis) 가 선교 허가를 받기 위해 오다 노부나가에게 이를 선물한 것에서 유래됐다. 일본어로 별사탕을 의미하는 콘페이토( 金平糖 コンペイとう) 의 어원은 사탕을 의미하는 포르투갈어‘ 콘페이토( confeito)’ 에서 왔다.
전투식량도 패키지로 만나보세요! 통조림과 건빵이 전투식량으로 보급되면서 전투식량은 패키지로 등장한다. 제1 ·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통조림과 사탕, 초콜릿, 비스킷, 인스턴트커피, 캔 따개, 성냥 등이 포함됐다. 그뿐 아니라 야전에서 조리가 가능한 야전 취사 능력도 크게 발전했다. 독일군의 경우 전선 가까이에 빵을 구워주는‘ 빵 중대’ 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한 전투 상황에서는 여전히 전투식량을 조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반합에 전투식량을 넣고 불을 지펴 데워 먹는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까지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표적 통합 전투식량인‘ C-레이션( Combat Ration)’ 은 세계 각국의 전투식량 개발에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한국 전쟁 때도 사용했던 C-레이션은 이후 미군 전투식량은 명칭이나 메뉴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기본 구성 자체는 베트남전까지 이어졌다. C-레이션 같은 통합 전투식량은 군인 이외에도 식량과 물자가 부족하던 민간인에게 구호 물품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통조림 존나 무겁네... 3분 요리의 등장 통조림 전투식량은 무게가 무거워 병사 개인이 전체를 휴대하기 힘든 데다 제작 단가도 비쌌다. 이런 문제점을 최초로 해결한 것은 스웨덴군이다. 주머니 형태의 용기를 끓는 물에 넣어 데워 먹는 방식인‘ 레토르트’ 는 전투식량의 형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통조림의 등장으로 스팸이라는 인스턴트 햄이 나왔듯, 레토르트 전투식량은 오늘날‘ 3분 요리’ 라고 부르는 레토르트 식품을 상용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오오츠카 식품( 大塚食品) 은 1968 년‘ 본카레’ 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로 민간에 판매한 레토르트가 됐다. 미군도 1960 년대에 들어서면서 통조림 대신 음식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신형 용기 개발에 나섰다. 1981 년 미군은 레토르트 식품을 응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투식량 MRE( Meal, Ready to Eat) 를 개발했다. 1992 년에는 물만 부으면 발열이 되는 발열 팩이 추가되면서, 불 없이도 따뜻하게 전투식량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미군 전투식량 MRE는 메뉴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처음 등장 당시엔 12가지 메뉴였지만, 갈수록 늘어나 2000년대 들어서는 24종류에 이르렀다. 심지어 채식주의자용이나 회교도용 메뉴 등 병사 개개인의 성향을 고려한 메뉴까지 선보이고 있다. 요즘엔 시중에도 발열팩 많이 나오잖아? 한 번 잡숴봐 ~
전투 수단? 맛있어야 먹지 시X 전투식량은 전투를 하기 위해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한 수단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일정한 열량을 충족하면서도 당도는 삶은 감자 수준의 초콜릿을 허쉬( Hershey’ s) 사를 통해 보급한 적이 있다. 반면 이탈리아군은“ 와인은 우리를 용감하게 한다. 하지만 취하지 마라!” 라는 경고문이 붙은 와인, 심지어는 젤라토도 보급했다. 그 때문에 연합군과 추축군 장병들에게 이탈리아군은 총탄보다 식사 보급을 중시한다는 인식이 퍼질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실제로 독일군 슈미트 중위는“ 이탈리아군이 젤라토를 즐기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전투식량의 맛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세계 각국은 장병 복지 차원에서 전투식량의 맛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투식량도 하나의 식문화다. 그렇다 보니 식문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전투식량의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군의 전투식량 중에는‘ 코르디얼 샷’ 이라는 술이 든 디저트가 포함돼 있다. 전 세계 전투식량 중 원톱으로 불리는 프랑스는 전투식량에 민간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인군은 마드리드 풍 먹물조림 등 인기 요리를 전투식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한국군도 장병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전투식량 개선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고는 있다. 하고는 있지 그래...
밀덕에겐 이미 유명한 프랑스군의 전투식량 라숑 드 꼼빠( Ración de Combate: RC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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