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움직이라는 뜻임을 이미 그녀와의 섹스를 통해 아는 진섭이 마침내
뿌리 끝까지 쑤셔 넣었다. 정윤의 고개가 힘없이 옆으로 떨어지며 외마디 비명과 함께 진섭의 등을
움켜잡는다. 피스톤 운동을 할 때마다 그녀의 헛숨이 따라 나온다. 그녀의 몸속을 부지런히 왕복하는
녀석이 만들어내는 소리다. 이제 이곳에는 그녀의 신음소리와 몸이 부딪치는 마찰음만이 있을 뿐이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울리는 메아리랄까. 서서히 온몸에 열이 오른다. 어느새 두 사람의 몸 전체에
비 오듯 땀이 흐른다. 이렇게 땀을 흘려가며 섹스를 해본 적이 언제였던가.
제대로 된 섹스를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여운 앙탈처럼 느끼는 진섭이다. 더 이상의 앙탈을 허락하지
건 오산이었다. 진섭은 자신의 혀를 내밀어 흐르고 있던 투명
않겠다는 듯 정윤의 입술에 또 입 맞추고 아래로 내려가는 진
한 액체를 빨아들였으니까.
섭이다. 입술이 먼저 내려갔고 두 손이 천천히 가슴에서 따라
“헉.”
온다. 정윤이 점점 멀어지는 그의 손을 잡는다. 입술이 배꼽근
정윤의 몸이 크게 요동치면서 다리가 오그라든다. 따라 내
처에 머물고 손은 양쪽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른다. 정윤의
려온 손이 허벅지를 잡아 좌우로 천천히 벌리니 의도를 알아
고개가 좌우로 흔들린다. 진섭의 입술이 한발 더 내려가 둔덕
차린 그녀가 무릎을 세워준다. 이제 진섭 앞에 완벽하게 자세
근처까지 오자 짧은 원피스 속으로 흰색 팬티가 보인다. 진섭
를 갖춘 여인이 다리를 벌린 채 누워있었고 가쁜 숨을 쉬며 그
은 그대로 지나쳐 허벅지를 핥고 무릎을 더듬으며 종아리를
의 손길을 기다리는 여인은 설렘과 흥분의 연속이었다.
스쳐 발목을 빨고 있었다. 경직되었던 그녀의 몸이 사시나무
“너무 예뻐요.”
떨듯 흔들린다. 발가락 사이를 혀로 휘젓고 다닌다.
“나 진짜 창피한데.”
“하응, 하아. 진섭씨.”
“예쁜 걸 예쁘다고 그러는데 뭐가 창피해요?”
꾹꾹 참고 참았던 신음이 터지고 배꼽까지 따라 내려온 그의
자신의 음부를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여자의 그것이 대충
손에 깍지를 끼며 애원한다. 너무 강렬한 자극 때문에 그를 만
어떤 모양인지를 안다. 그게 예쁘다는 말은 도통 이해가 가지
류했지만 이미 진섭은 반대쪽 발가락으로 혀를 옮겨갔고 천천
않는 정윤이다. 여자가 보는 거랑 남자가 보는 건 다른 건가.
히 발목을 지나 종아리를 더듬고 무릎을 스쳐 허벅지를 핥고
하긴 진섭의 물건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자신이니 입장을 바꿔
있다. 정윤은 이런 애무 앞에서 처연하게 무너져 내리기만 한
보면 그럴 것도 같긴 하다. 그러나 생각은 얼마 가지 못한다.
다. 전 남편에게선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애무다. 사랑하는
진섭이 혀를 그곳으로 가져온 까닭이다.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애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진섭에게
그녀가 돌려줄 수 있는 건 탄성 같은 신음 소리뿐이었다.
“하앙.”
도대체 어떤 식으로 혀를 놀리면 이런 느낌을 받게 되는 걸
“하아, 어떡해요. 나 어떡해.”
까? 진섭의 애무는 자신을 공중으로 붕 뜨게 만드는 그런 것이
이미 쾌락에 힘겨워하는 정윤이지만 진섭의 애무는 그칠 줄
었다. 단지 애무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행복해지게 만드는
을 모른다. 이젠 그녀의 꽃잎 주변에 입술을 대고 혀로 그 주위
이 남자.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기도하는 정윤이었다 .
를 핥기까지 하는 진섭. 다행히 지금은 팬티가 막아줘 조금이
라도 참을 수 있지만 팬티마저 벗겨지면 그 느낌은 극으로 치달
결혼하면 매일 이럴 수 있을까
을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진섭이 손을 들어 팬티를 잡
진섭의 얼굴이 정윤의 다리 한가운데에 고정되어 있다. 흐
는다. 보지 않았어도 안다. 한껏 젖어있을 그곳이 곧 이 남자의
르는 애액을 다 마시고 나야 만족할 것처럼 끊임없이 빨고 있
얼굴 앞에 놓일 것이다. 조금 부끄럽다. 그래도 괜찮다. 그가 아
는 그였다. 그 덕에 정윤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너무 좋
니라면 이렇게 젖지도 않았을 일이었으니. 그라면 정윤도 괜찮
아서 미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깨닫는 정윤. 그러나 정말 미
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진섭의 손이 팬티를 내린다. 예상대로
칠 것 같다는 게 문제였다.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진섭의 머리
팬티 안쪽은 금방이라도 흐를 듯이 애액으로 가득했다.
를 잡았다.
“너무 많이 젖었죠? 창피해.”
“하악. 그만.”
“창피하긴 뭐가. 이렇게 만든 게 나일 걸. 내가 닦아줄게요.”
비로소 진섭이 고개를 든다.
닦아준다고? 본능적으로 휴지를 떠올리는 정윤이었지만 그
“헉헉. 하아. 너무해.”
60 November 2015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