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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때리는 바닷바람이 이렇게 상쾌한 것이 선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러나 그조차도 곧 시들해졌다. 울어 었나. 정윤은 물에서 막 올라온 해녀처럼 최대한 크게 숨을 들 도 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천성적으로 남편은 바 이켜 본다. 가슴 속까지 상쾌해지는 느낌. 그 느낌의 이유를 람둥이였나 보다. 되새겨본다. 아마도 그건 그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그래도 이혼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친정 부모님께 걱정을 끼 와보는 제주도가 아니었고 처음 맛보는 제주의 공기가 아니었 치고 싶지도 않았고, 언젠가는 남편이 돌아올 지도 모른다는 다. 예전에 이 느낌을 몰랐던 건 그만큼 정윤의 삶이 각박했다 헛된 생각을 한 탓이었다. 그랬던 정윤이 이혼을 택한 건 바로 는 뜻일 터.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정윤의 삶은 암울하기 그지 이 남자, 진섭 때문이었다. 진섭을 처음 만난 건 강남의 한 나 없는 것이었다. 결혼 초기부터 바람을 피워온 남편과의 관계는 이트에서였다. 정윤의 사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친구 소현이 정윤의 하루하루를 악몽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언젠 기분 전환이라도 하라며 그녀를 나이트로 데리고 갔고, 그곳에 가는 돌아오겠지 하는 기대를 가져보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 서 진섭을 만난 것이었다. 소현이 그랬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남자의 바람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라 말할 때면 정말 그 이라며 자신에게도 맞바람을 피우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넸 럴 거라 믿었다. 을 때만 해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유부녀가 바람을 피운 그러나 아니었다. 5년이라는 결혼 기간 동안 남편의 바람은 다는 것은 자신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 쉬지 않고 이어졌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정윤의 삶이 부럽다 세상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 분명했다. 나이트에서 만난 남 고들 했다. 승승장구하는 사업가 남편을 둔 팔자 좋은 여편네 자와 사랑에 빠지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그만큼 진섭은 자 였으니 그럴 법도 했다. 돈이 많으면 뭐 하나. 정작 마음은 빈 상했고,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었다. 처음엔 그 마음을 억지 곤하기 그지없었던 정윤이었다. 그 마음을 달래려고 쇼핑에 빠 로 잡아보려고 애썼다. 유부녀인 자신과는 달리 진섭은 총각 져보기도 했다. 돈이야 차고 넘쳤으니 얼마를 쓰더라도 상관없 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이도 자신보다 세살이나 어렸다. 었다. 남편도 자신의 바람을 용서받기라도 할양인지 그에 대해 자신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좋은 처녀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52 November 2015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