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슨 일이 난 걸까? 마트 한쪽에서
것 같은데 조금 시간이 지체된 모양이다. 그 잠깐을 못 기다리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보나마나 진상 손님
고 저럴 건 뭐람. 아무튼 빨리 수습해야 한다.
이 시비를 걸고 있는 모양이다. 적당한 규모의 마트에서 관리
“무슨 일이십니까?”
자로 일하고 있는 광우는 목소리만 들어도 대강 무슨 일인지
“지배인인가요?”
를 알 수 있다. 하루 이틀 벌어지는 일이 아닌 까닭이다. 오늘
“네 그렇습니다. 혹시 저희 직원이 무슨 잘못이라도?”
은 또 무슨 일로 저렇게 흥분하는 걸까. 빨리 가서 처리해야
“아 몰라요. 여긴 직원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예요?”
한다. 안 그러면 다른 손님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
별 것도 아닌 걸로 트집을 잡는 중년의 여자 앞에서 어쩔 줄
기 때문이다. 또한 당하는 종업원을 곤경에서 꺼내줘야 하는
몰라 고개를 숙인 이는 얼마 전 새로 들어온 직원인 순정씨였
것이 광우의 업무이기도 하니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당
다. 처음 치고는 꽤나 빠릿빠릿하게 일하던 그녀였는데 이런 경
하는 쪽에서 보면 억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손님은 왕
우를 처음 당해봐서인지 몹시 당황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생
이니 아무리 억울해도 무조건 고개를 숙이라는 것이 회사의
긴 것도 곱상한 여자였는데 듣기론 이혼을 하고 혼자 사는 여
방침 아닌가.
자라고 들었다. 남편만 잘 만났으면 이런 곳에서 욕이나 들어가
“그거 좀 찾아달라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려요. 바
빠 죽겠구먼.”
“죄송합니다. 창고에 있던 물건이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
어요.”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래서 큰 마트를 가야
한다니까. 아이 짜증나.”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대충 들어보니 뭔가를 찾아달라고 한
52 August 2015 SPARK
며 일할 여자로는 안 보였는데. 아무튼 빨리 수습해야 한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따로 교육을 시키겠습니다. 사모님
이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순정씨는 어서 사과하시고요.”
이런 여자에게는 할인쿠폰 하나 챙겨주면 조용해진다는 것
을 안다. 넌지시 그럴 의향을 내비치고 나니 비로소 선심이라
도 쓰듯 노기를 가라앉히는 그녀. 참 속 보이는 여자다. 문제
는 이런 여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 솔직히 짜증난다.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