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그럴 리가요. 왜 그렇게 묻냐고 했더니 저의 신음
Q
소리가 없어서 그렇답니다. 신음 소리가 섹스를 즐기
사람이 섹스를 다 잘하진 않잖아요. 잘 하는 사람이
고 있다는 신호라도 되는 건가요? 하도 그래서 요즘엔
있으면 못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지요. 가끔 더 원하
의도적으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게 오히려 더 감
게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걸로 만족해요. 못 하면 어
A
떤가요. 중요한 건 저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아닌가
를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러냐고요? 그 이
유는 강요 아닌 강요 때문입니다. 한창 섹스에 집중하
고 있는 저에게 그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혹시 안 좋
흥을 깨뜨리는 일이란 걸 왜 모르는 걸까요?
가식적인 남자의 몸짓, 신경 쓰여
제 남편은 그리 섹스에 강한 남자가 아닙니
다. 누워서 침 뱉기일 수도 있는 말이지만 사실은 사실
이니까요. 그렇다고 그게 싫은 건 아닙니다. 세상 모든
이건 참 어려운 문제네요. 두 사람 다 그
요. 여자는 그렇거든요. 자신의 남자가 최선을 다한다
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기에 그렇습니다.
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고요. 그런데 남편은 안 그
아실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섹스를 할 때, 일종
런가 봐요. 자신의 테크닉이나 힘이면 상위권에 속한
의 강박에 시달립니다. 자신의 즐거움도 중요하지
다고 믿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럴 때마다 인정하는
만 그보단 여자에게 즐거움을 안겨줘야 한다는
척 해요. 근데요. 가끔은 제대로 말해주고 싶다는 충
오랜 애무를 요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요구니 응
게 그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자신이 즐거워도
동이 들 때도 있어요. 사실 결혼 전 남자친구들이 지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너무 길어지면 힘듭니다. 어느
아무 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여자를 보면 혹시 이
금의 남편보다 훨씬 더 뛰어났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땐 턱이 아플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더 많은 애
여자는 즐겁지 않은 건가 싶어 괜한 걱정에 빠지
미운 날이면 확 저질러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요. 물론
무를 바라는 그. 힘들다고 말해도 들은 척 만 척 하는
게 되거든요. 생각보다 남자란 동물은 예민한 구
그걸 실행에 옮기지는 않아요. 그랬다간 정말 크게 충
그가 얄미워지기까지 합니다. 진이 다 빠지고 나야 비
석이 있습니다. 굳이 신음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격 받을 거란 걸 아니까요. 궁금하기는 해요. 남자들은
로소 삽입하는 그와의 섹스가 이젠 힘겨워집니다. 어
숨이라도 거칠게 쉬어줘도 되거든요. 그렇다면 남
다 그런 건가 싶어서요. 정말 다른 남자들도 그런가
자는 비로소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느끼고
A
A
더 행위에 집중하게 됩니다.
혹시 섹스 중에 남자에게 일상적인 말을 건네
요?
잘 참으셨네요. 아마 님이 생각하는 것
떻게 해야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섹스에 있어 애무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이젠 누구나가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훨씬 더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 분
남녀 공히 애무에 힘을 쏟는 것이지요. 서로를 만
지는 않으셨는지요? 가령 우리 내일 어디 가기로
명하니까요. 남자란 동물은 그렇습니다. 어쩌면
족시켜 주는 애무가 있고 나서라야 비로소 결합
했지 같은 말들 말입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그저
돈이나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게 자신의 섹스 능력
의 즐거움이 커지니까요. 그렇긴 해도 질문하신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남자는 다르게 받아들일
에 대한 자부심일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니 앞으
분의 경우는 좀 심하긴 합니다. 턱이 아플 정도로
수 있습니다. 이 여자가 제대로 못 느끼고 있구나.
로도 절대로 그 말만은 하지 마시길 당부 드립니
애무를 받길 원하면서 정작 남성인 자신은 애무
내가 제대로 못한 모양이다 싶어지는 것이지요.
다. 남자들이 왜 그렇게 자신의 섹스에 목메는지
에 공을 들이지 않는 건 도둑놈 심보 아닌가요.
그러니 좀 봐주세요. 압니다. 장마다 꼴뚜기는 아
궁금하시죠? 흠, 어떤 예가 적당할까요? 이런 건
심하게 말하면 이기적인 것이지요. 어느 정도라면
니겠지요. 어떤 날은 섹스가 시들할 수도 있습니
어떨까요? 그건 마치 여자들이 처녀인 척하는 이
이렇게 충고했을 겁니다. 서로가 사랑하고 행복
다. 만약 그런 날이라면 신음까지는 아니어도 적
유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처녀가 아니란 게 나쁜
감을 느낄 수 있다는데 이 정도쯤이야 하는 마음
절한 호흡과 의성어 정도는 내주셔도 되지 않을까
건 아니지만 왠지 남편에게 인정하기는 싫잖아요.
으로 너그러이 생각하시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
요? ‘사랑한다면 우리처럼’ 이런 말도 있잖아요.
남편 역시 그와 비슷합니다. 자신이 리드해야
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곧 내 행복이고 섹스
하는데 모른다는 것이 창피해서 그러는 겁니다.
란 기본적으로 서로 행복하기 위해 하는 행위니
자신이 못한다고 인정해버리면 앞으로도 계속 그
까, 그 정도는 감수하시라고.
럴까 싶어 두렵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럴 땐 그냥
그러나 이건 좀 아니네요. 여성의 턱이 아플 정
속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모른
도의 애무, 게다가 그게 반복적이기까지 하다면
척 해주세요. 남자들이 그럴 때 충격을 받으면 심
문제가 있는 거니까요. 혹시 그 분이 조루인가요?
리적으로 위축이 되어서 다음에 더 못하게 될 겁
대개 조루인 남성들이 러닝타임을 늘리기 위해 삽
니다. 그러니 님을 위해서, 그리고 남편을 위해서
입보다는 애무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
라도 그냥 모른 척 하십시오. 설마 언젠가는 잘
렇다고는 해도 이해하기 힘든 게 조루인 남자들
하겠죠.
은 자신이 애무를 오래 하기 십상인데 반해 이 경
Q
우는 그 반대라는 게 이색적입니다. 한번 진지하
너무 긴 애무 시간이 힘들어
게 대화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자신의 고충
세상에 애무 받는 걸 싫어하는 여자가 있을
을 이야기하고 그래도 시정되지 않는다면 관계 자
까요? 저 역시 그게 싫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남자 친
체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가져보셔야 할 듯 싶습
구는 자신이 애무하는 건 대충 하면서 제게는 너무도
니다.
SPARK February 2016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