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도 그녀의 허벅지 곳곳을 내 입술과 혀가 지나간다.
그리고는 그녀의 마지막 비경을 접수한다. 그녀의 그 곳이 움찔하며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떤다.
연우가 윗몸을 비스듬히 일으켜서 두 팔을 뒤로 하여 짚고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일부러 소리를 내면서
빨았다. 벌써부터 그 곳은 흠뻑 젖어서 그녀의 계곡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연우가 무릎을 세워서
활짝 열고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나는 잠시 비밀스러운 그 곳을 내려다보았다.
한 손으로 꽃잎을 양쪽으로 젖히고 균열을 열었다. 그 안에 숨어있던 붉은 돌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그 곳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나쁘지 않네요. 그래요. 따로 가요. 희영이도 그러기로 했어
요.”
민규의 얼굴에 순간 반색이 떠오른다. 정말 간절했나 보다.
“아니에요. 아까 민규 오빠한테 들었어요. 요즘 거의 철야하
다시피 하신다고. 나와 주신 것만도 고마워요. 미안한 건 오히
려 저죠. 우리 가요.”
왠지 친구를 도와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남녀가 각각 잠깐
그러더니 서둘러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만류하는 내
의 대화를 나누고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물론 헤어지기 전에
손길을 뿌리치는 그녀의 마음이 더 고맙다. 웬만한 여자들은
민규에게 파이팅을 날리는 걸 잊진 않았다. 꼭 성공해라 친구
이런 경우 못 이기는 척 계산을 떠넘기기 일쑤인데. 생긴 것만
야. 그녀, 연우를 데리고 근처의 조용한 바로 갔다. 가볍게 마
큼 깔끔하고 매너 있는 여자였다. 이런 여자라면 한번쯤 사귀
시고 헤어지려는 의도였다. 마음 한 구석엔 그녀와의 무언가를
어보고 싶기까지 하다. 그래도 미국으로 돌아갈 여자니 그건
기대하는 면도 없진 않았지만 내일 아침 회의가 계속 신경에
안 되겠지. 그렇게 나온 우리는 그녀가 숙소로 잡아놓은 호텔
걸렸던 까닭이다.
로 가는 택시를 탔다. 혼자 갈 수 있다고 만류했지만 그건 아니
“여기 분위기 좋네요. 오빠와 잘 어울려요. 깔끔하고 젠틀
한 게.”
지. 바래다주지 않아도 되니 어서 가서 쉬라는 그녀의 말이 눈
물 나게 고마웠다.
그녀의 말과 표정에서 나를 향한 호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여자다. 이곳에서 명동의 호텔까진
었다. 아까 술을 먹으면서도 가벼운 스킨십을 거침없이 하는
30분 정도 걸린다.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우리는 조용한 목소
그녀를 보며 진작 느꼈던 것이지만 말이다. 조금만 더 하면 오
리로 대화를 나눈다. 그 와중에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잡아온
늘밤을 함께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싶었다. 아마 평소라면 틀
다. 조금은 놀란 내가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의외로 담
림없이 그랬을 거다. 그러나 너무 지쳤다. 지금 당장은 여자와
담하다. 내 눈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맞받아오는 여 자라니.
의 섹스보다는 깊은 수면이 더 절실했다. 게다가 민규의 부탁
이건 틀림없는 유혹이다. 우리나라라면 여자가 먼저 대시하는
을 들어줬다는 일차 목표를 달성했기에 조금은 긴장이 풀리기
경우가 드물지만 그녀는 미국인이다. 물론 외형은 한국인이지
도 했다. 그 덕인가. 칵테일 몇 잔 했을 뿐인데 급격하게 졸음
만 생각하는 건 틀림없이 미국인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녀의
이 밀려왔다. 더 이상은 힘들겠다.
이런 행동도 크게 놀라울 건 없었다. 이런 대시를 뿌리칠 수 있
“연우야, 오빠가 요즘 프로젝트 하느라 죽도록 일했더니 피
곤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먹자. 정말 미안.”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연우는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을까? 게다가 그녀는 충분히 아름답고 또 그만큼 섹시한 여자
다. 잠깐 갈등했다. 내일 일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놓치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
“나 가지 말까?”
“그건 오빠 마음. 난 이미 말한 것 같으니까.”
그 말을 하면서 맞잡은 손에 힘을 넣어오는 연우였다. 이런
말을 듣고서도 냉정해질 수 있을까. 대답 대신 그녀의 눈을 더
욱 깊게 응시한다. 그녀 역시 그 눈길에 화답한다. 보통이라면
이 시점에서 키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는 택시 안. 앞에서
운전하는 아저씨 때문에 망설여진다. 그때였다. 그녀가 가볍게
내 입에 입을 맞춘다. 키스랄 것도 없는 뽀뽀였다. 입술과 입술
이 잠깐 맞닿았다 떨어지는 그런 동작. 시간이 길지도 않았고
56 February 2016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