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 민규가 애가 닳는 모양이다.
으니 오늘 저녁은 제가 쏘겠습니다. 맛있게들 드세요.”
“친구야, 15년 우정을 생각해서라도 네가 이러면 안 되지.
“전 유희영입니다. 이 친구는 서연우구요. 저희 때문에 힘들
입장이 바뀌었다면 난 당장 달려 나간다. 갑자기 사는 게 허무
게 나왔다고 민규씨한테 좀 전에 들었어요. 나와 주셔서 감사
하다, 흑흑.”
해요.”
이 인간이 또 쇼를 한다. 그래도 말은 맞다. 만약 반대 상황
연우란 친구 역시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으로 인사를 마무
이었다면 저 놈은 열일 제쳐두고 나왔을 게 분명하다. 에라,
리했다. 알고 보니 우리보다 네 살이 어린 여자들이었다. 희영
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저렇게까지 매달리는데
이는 대기업 비서실에서 일하고 있었고, 연우란 친구는 미국에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서 네일 아트를 한다고 했다. 이번에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아, 이 지긋지긋한 새끼. 여자 하나 따먹으려고 참 용 쓴다.
그래서 몇 시에 어디서 보기로 했는데?”
는 그녀는 듣던 대로 활발한 성격이었다. 간만에 느껴본 여인
의 향기 치곤 아주 흡족한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런저런
“역시 내 사랑하는 친구네. 7시에 삼성역 근처의 한식당에
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워나갔다. 분위기가 좋으니 술도
서 보기로 했다. 너희 회사에서 10분이면 올 수 있다. 너 생각
쭉쭉 들어갔다. 오랜만에 접하는 고급진 한국음식이 그에 크
해서 그리로 잡은 거야. 그럼 잠시 후에 보자, 진짜 고맙다 친
게 일조했음은 두말 하면 잔소리. 상 위에 쌓이는 술병이 늘수
구야. 내가 이 원수는 절대로 갚아줄게.”
록 우리들은 점점 더 화기애애해졌다. 결국 그곳에서 7병의 소
그렇게 전화는 끝났다. 막상 가기로 했지만 오늘도 야근 준
주를 처리하고 나서 밖으로 나왔다.
비를 하는 동료들을 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갖은 머리를 짜내
“2차 가야죠. 여긴 오빠들이 냈으니 다음은 저희가 살게요.
부장에게 퇴근 요청을 했고, 곱지 않은 시선과 질책을 받고 나
근처에 깔끔한 데로 가요. 동훈 오빠가 이 근처에서 일하시니
서야 비로소 도망칠 수 있었다. 친구가 뭐길래 이런 욕까지 먹
아시겠네요.”
어야 하는 건지. 그래도 사무실을 나서니 기분은 괜찮았다. 간
연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아직 10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니
만에 야근 없이 퇴근하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이 분위기
당연 한 제안이긴 했지만 민규 눈치가 한시라도 빨리 찢어지고
라면 어쩌면 오늘밤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당연히 그럴 테지. 오늘 목적이 다른 데
있으니 그럴 수밖에. 이럴 땐 내가 총대를 매줘야지. 그러라고
마인드 화끈한 그녀의 대시
서두르긴 했지만 그래도 약속 시간에서 20분이 지나있었
다. 어차피 여자들도 늦을 거라 생각한 내가 예약한 방으로 들
어갔을 때 이미 민규와 두 여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적으로 훑어본 결과, 두 여자 다 상당히 예쁜 스타일이었다. 다
년의 경험으로 볼 때 민규 앞쪽의 여자가 희영이라는 아이일
테고 그 옆이 아마 친구인 모양이다. 딱 봐도 색기가 흐르는 것
이 내 예상을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
래도 늦었으니 사과는 기본이지. 남자는 매너 아닌가.
“민규야 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장이 퇴근을 안 시켜주
려 해서 빌다보니 늦었네요. 전 민규 친구 이동훈입니다. 늦었
나온 자리니까.
“연우씨. 간만에 한국 오셨는데 오늘 제가 대접하면 안 될까
요?”
“아니에요. 1차는 오빠들이 사셨으니 2차는 저희가 사야죠.
그리고 말 놓으시면 안 될까요? 아까도 부탁했는데.”
“네. 그럴게요. 아니 그럴게. 그 2차 말이야. 우리 둘이 가는
게 어때? 민규랑 희영씨는 자기들끼리 놀라 그러고.”
갑작스런 나의 제안에 순간 고개를 갸웃하는 연우. 그러더
니 희영과 둘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의견을 통일했는지
대답을 꺼낸다.
“좀 놀라긴 했지만 왠지 데이트 신청 받은 거 같아서 기분은
그녀의 두 다리가 내 허리를 감고 힘을 준다. 그녀의 엉덩이가 들려 올라오고,
그 부분에 있는 까칠한 숲이 내 아랫배에서 비벼진다. 내 입이 그녀의 겨드랑이로 가자 그녀가 팔을 들어
올리고 나를 쳐다본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찡그리고 있다. 애처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다 못해
나는 입을 그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혀를 길게 내밀어 내 입술을 핥는다.
그리고 내 입술을 빤다. 내가 혀를 내밀어주자 그녀는 뽑을 듯이 빨아댄다. 간만에 느껴보는 격렬한 키스.
남아있는 과정들 역시 격렬한 것이 될 것이라는 걸 알리는 신호였다. 어느새 졸음은 달아나고
욕정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SPARK February 2016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