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봄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니 괜스레 싱숭생숭
해지는 요즘이다. 뭔가 재미난 일을 해보
고 싶다는 충동이 온몸을 감쌀 즈음 눈에 띤 것
은 간통죄 폐지란 다섯 글자다. 이래선 안 된다는
이성 앞에서 대놓고 한 번은 괜찮다고 유혹하는
악마의 유혹이 달콤하게만 느껴지는 남자. 그 결
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냥 유혹도 아니고 악마
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그는 바람을 피웠을 것이다. 춘풍에 취한
몸을 달래줄 그 누군가를 찾아서. 거기까지는 아
주 아주 행복한 이야기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한순간의 충동에 휘말
려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었으니 사방에 증거를 남
겼을 확률이 크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대충 알
정도로 허술한 범행이 함께 사는 마눌님의 눈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익히 알듯 와이프의 촉은 시퍼
렇게 날이 선 칼보다 예리한 법.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를 잡혔을 거고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읍소와 참회의 눈물을 한 양동이는 뽑아내고 난
뒤 사면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물론 그중 일부는
칼 같이 정리해고 당했을 수도 있다. 이게 뭐냐
고? 한순간의 바람 때문에 일평생 이루어왔던 자
신의 왕국을 잃어버린 우매한 중생아.
잘 했다는 건 아니다. 일부일처제의 굴레 아래
서 살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지켰어야지. 그러
나 이미 저질러버린 걸 이제 와서 탓하는 것도 능
사는 아니다. 그래서 몇 가지 코치를 하고자 한
다. 미리 말해두지만 지금부터 당신들에게 제시
하는 요령과 방편들을 써먹기 위해 바람을 피우
라는 것은 아니란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시작하자.
이왕 바람을 피웠다면 들키지는 말아야 할 일이
다. 별 관계는 없는 사람이지만 당신의 토끼 같은
자식들의 해맑은 눈망울이 안타까워서다. 좀 잘
하자, 응.
바람에 어울리는 파트너 선택
바람은 말 그대로 한 순간에 불고 지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부는 바람은 더 이상 바람이랄 수 없다.
그럴 바엔 차라리 뜨겁게 사랑을 하는 게 낫다.
안전한 바람을 위한 우리의 충고
알베르 까뮈의 명저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사람을 살해하고 나서 그 이유로 바닷가의 여름
태양이 너무 눈부시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생뚱맞게 소설의 한 장면을 끄집어내는 이유가 뭐냐
고? 심심찮게 바람을 피우는 남자들의 핑계가 꼭 이런 식이지 싶어서 하는 말이다. 그들에게 물어보
면 아마 그럴 거다. 길거리의 밤꽃 향기가 너무 진해서 그랬다고. 솔직히 말은 안 되지만 이미 피운
바람인데 어쩌겠는가. 대신 절대로 들키지 마라. 들키면 죽는다.
그러니 바람피울 대상을 만난다 해도 그녀가 당
신 주변에 오래 머물 사람이어선 안 된다. 가볍게
만나고 즐기는 걸로 충분한 대상이어야 비로소
바람의 필수 조건을 충족시키는 법이다. 찾기 쉽
고 구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을 바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파멸의 길로 접어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