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ING REPORT
노팅힐Notting Hill
에이스 카페를 방문한 날은 영국을 떠나기 바로 전
날이었다. 사실 에이스 카페를 방문할지 말지에 대해
좀 망설이다가 일단 노팅힐에 먼저 들러보기로 했다.
오전 중에 노팅힐을 둘러보며 점심을 먹고, 에이스
카페로 가기로 했다.
노팅힐은 런던을 꿈꾸는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
에 꼭 보고 가는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
한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 배경지로서가 아닌 장난감처럼 나란히 붙은 파
스텔톤 집들 사이사이 쇼핑 스폿들을 보고 싶었다.
이층 버스를 타고 하이드파크Hyde Park를 지나 노
팅힐에 도착했다. 빈티지 숍들을 지나며 우드로 만
들어진 휴대폰 케이스와 클래식한 패턴의 초록색 양
말을 한 켤레 구입했다. 멋진 소품들은 많았지만 이
미 우리의 가방이 한계에 이르러 그림의 떡이었다. 대
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한적하고 귀여운 동네
를 산책하는 기분을 즐겼다. 천천히 걸으니 어느새
동네 한 바퀴를 죽 돌았다. 배가 고파진 우리는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꽤 북적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메뉴를 고민하던 우리에게 잉글리쉬 브랙퍼스트가
눈에 들어왔고, 커피와 함께 푸짐한 영국식 아침 식
사를 했다.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배부르게 먹고 나와 우리의 마지막 여정인 에이스 카
페를 향했다.
클래식 바이크의 성지,
에이스 카페 런던(Ace Cafe London)
모즈와 락커즈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클래식 바이
크 라이더라면 이 곳 영국 런던의 에이스 카페를 알
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에이스 카페는 3존에 위치
에 있어 런던 지하철 튜브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노팅힐 게이트Notting Hill Gate역에서 버스
를 타고 출발해 노스 액턴North Acton역에서 내려
에이스 카페까지 가는 유일한 노선인 440번 버스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버스 탓에 길을 잘
못 찾아왔을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살짝 들었고, 택
시를 타려고 큰길가로 향하던 그 때 440번 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얼른 정류장으로 다시 뛰어가 간신
히 버스를 잡아타고 드디어 에이스 카페를 찾아 출발
했다. 버스가 지나는 길은 소규모 업체들이 밀집한
도시 외곽 풍경이었다. 비슷비슷한 건물들을 지나 주
변을 두리번거리다보니 거짓말처럼 에이스 카페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일단 버스에서 내려 기념촬영을 한 우리는 카페 안으
로 들어갔다. 건물은 2층 구조로 되어 있었고, 1층에
는 옛날 영화에 나오는 카페테리아처럼 길다란 바가
오른쪽 편에 세로로, 그 앞쪽 홀에 테이블 4~5개가
가로로 놓여 있었다. 2층에는 오피스룸과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시원한 맥주 두
잔과 따뜻한 차를 한 잔 주문하고 잠시 한숨을 돌리
며 매장 내부를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카페 안쪽 한
모퉁이에는 에이스 카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주크박스와 미니 축구대, 레이싱 게임 등도 보였다.
밖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 끝부분에 딸린 에이스 코
너Ace Corner 내부에는 조그마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고,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구형 클래식 바이
크들과 에이 스 카 페 트라 이엄프 스럭스턴
TRIUMPH THRUXTON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에이스 코너의 구형 바이크들이 마냥 신기해 사진을
찍던 나에게 조용히 신문을 읽던 노신사가 말을 걸어
왔다. 동양의 작은 여자가 런던 외곽에 있는 클래식
바이크의 성지에 와서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이 신기
했던지, 아니면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신문만 들여다
보기 지루했던지, 노신사는 나에게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한때는 라이더였던 옛 모습을 떠올리는
158 APRIL 2015 WWW.MBZINE.COM
154~159
2_6p.indd 158
2015-03-30
영업시간 월-금 AM 10:00 - 19:00
1: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