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귀하신 몸’
배스, 쏘가리 등 민물 루어낚시의 주요 어종이 한창 시즌을 보내고
있을 때 강준치는 ‘잡어’ 또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이
시기 강준치는 표층에서 주로 활동하며 수면을 떠다니는 먹이에 집
중하므로 루어낚시보다는 플라이 낚시에 어울린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겨울이 되면 강준치도 수
심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은신처에 숨는 게 아니라 계속 물살을 타
는 강준치는 겨울에도 먹이활동을 계속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입질
을 유도할 수 있다. 강준치는 수심 깊은 곳에서 눈앞을 지나가는 먹이
를 노리기 때문에 지그헤드로 공략하기 알맞은 활동 양상을 보인다.
또 최대 1m까지 자라는 큰 몸집에서 나오는 파워, 풍부한 자원 등의
이유로 강준치는 겨울철에 몸값이 크게 오른다.
쏘가리 낚시꾼인 이찬복 씨는 쏘가리 시즌이 끝나는 11월부터 이
듬해 3월까지 강준치로 손맛 갈증을 해소한다. 그가 즐겨 찾는 필드
는 신탄진에서 세종시까지 이어지는 금강 중류 포인트. 굽이쳐 흐르
는 물줄기가 여러 곳에 소와 여울을 형성하고, 수심도 충분히 깊어서
수량이 풍부한 곳을 선호하는 강준치에게는 더없이 좋은 보금자리
다.
포인트로 출발한 시각은 오후 2시. 원래는 아침 일찍 나가기로 했
지만 이날 오전 날씨가 좋지 않아 날이 개는 오후부터 낚시를 하기로
했다. 강준치가 겨울에도 활발하게 입질을 한다지만, 물고기는 역시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진흙밭이 생겼다. 차도 사람도 꽤 발품을 팔았다.
▶68
포인트에 진입하는 이찬복 씨.
지도상에서 강폭이 약간 좁아지는 지점이다.
강폭이 좁아지면 보통 수심도 깊어진다.
그 시작점이 유력한 겨울 강준치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