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린 시절 수업조차 나 몰라라 하고 즐겨보던
시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녀를 위해 밤마다 정액을 낭비하는 수많은 지지
책이 있었다. 바로 무협지다. 노벨 문학상
그에 열광하는 것이고. 비근한 예로 일본의 AV
자들의 기대를 배신하고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
전집을 무색케 하는 주옥같은 표현들로 넘쳐나던
시장을 들어보자. 언제적 아오이 소라고 아사미
다. 몹쓸 것 같으니라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젠
무협지는 단연코 내 독서목록 1호였다. 그 덕에 실
유마던가. 비록 그녀들이 전과는 조금 다른 활동
누굴 보며 위로를 하라고.
생활에서도 무협지에 등장하는 대사나 지문들을
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건재한 것만은 분명
아쉬운 마음에 그녀의 변심을 기대했지만 이미
차용하곤 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장강의 뒷물
한 사실이다. 그녀들과 비견될 만한 몇 안 되는 아
그녀의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 마지막 팬서비스로
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것이었다. 단순한 경구
이콘 중의 하나가 바로 오하시 미쿠였다.
팬 감사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화보집도 발행해 팬
처럼 들리지만 이는 자연의 냉정한 섭리를 명확하
2007년 AV에 데뷔해 다음해 무디즈 소속으로
들의 미련을 끊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은
게 보여주는 말 아닌가. 처음엔 잘 몰랐는데 살다
이적하고 난 뒤 부동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그녀
퇴작이 발표되고 나면 그녀의 화려했던 AV 배우
보니 이 말이 뜻하는 바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외모와 타고난 슬림한
로서의 삶은 끝이 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보낼 순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이라 해도 시간이 흐
몸매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고정팬을 획득하고
없다. 아직 내게는 남아있는 정액이 무수히 많으
르면 또 다른 세력에 밀려 쓸쓸히 뒤안길로 사라
있다. 경쟁 심하기로 유명한 이 바닥에서 10년 가
니 말이다. 그래서 그녀를 추억하는 심정에서 이
져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이는 우리가 접하는
까운 세월 동안 정상을 고수하고 있는 그녀였기에
달의 여신으로 그녀를 선정했다. 이치상으론 이미
모든 일들에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때론 그 일
그녀 없는 밤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그녀와의
소개했어야 옳지만 솔직한 심정은 그녀를 내보이
이 슬프기도 하고 허무하게도 느껴지지만 그게
황홀한 동거는 언제까지고 이어질 줄 알았다. 그
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녀는 오직 나만을 위
자연의 법칙인 것을. 그러나 이따금씩 그 말을 무
러나 그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녀가 그
한, 나만에 의한, 나만의 여신으로 남아야 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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