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의 손길이 이끄는 대로 그녀의 몸으로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침대가 흔들리며 비명을 질렀다. 내 아랫배와 그녀의 아랫배가 연주를 하듯 차진 타악기 소리를
발하고 있었다. 그 소리가 선명해질수록 은지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소리도 커져갔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가며 흩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정상인 건가. 마치 머리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그 대신 딱딱해져 있는 물건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아랫배가 점점 뜨거워지며 골인점이 가까워졌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바람소리와 함께 눈앞이 아찔해졌다. 더 참지 못할 거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로 세우고 말했다.
“나도 너 씻겨주고 싶어. 그렇게 하게 해줘.”
“씻겨준다더니. 뭐해? 그냥 내가 씻는다.”
그녀의 눈초리가 가늘어지며 날 쏘아보고 있었다. 멋쩍게
난 그녀의 양어깨를 잡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은
웃으며 작업을 개시했다. 어디서부터 닦아야 그녀가 난처해질
지는 내 시선을 좌우로 피하더니 내 가슴을 밀던 손을 스르륵
까. 이 난감한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짓궂다고 스
내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스로 생각했다. 그 짓궂음이 조만간 흥분으로 변하리란 생각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
도 못 한 채. 그만큼 그녀의 몸은 아름다웠다. 이런 몸을 소유
거품이 잔뜩 생긴 타월로 그녀의 등부터 밀어줬다. 희고 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담한 그녀의 등은 매끄러웠다. 잘록한 허리에 곧은 척추라인.
그리고 히프로 이어지는 곡선이 사진에서 보았던 어떤 조각품
보다 아름다웠다.
‘이래서 화가들이 여자모델을 대상으로 누드화를 그리는 건
가 보다.’
비누거품 사이에서 드러난 그녀의 나신
길고 얇은 그녀의 목은 한손으로도 쥐어질 거 같았다. 깊게
파인 쇄골을 지나 가슴으로 내려갔다. 손 안에 들어오는 젖가
슴의 볼륨이 차고도 넘치도록 풍만했다. 또한 젖꼭지와 유륜
타월 아래 양 볼깃살이 탱탱하게 느껴졌다. 엉덩이 사이 골
도 적당한 크기에 살굿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마치 하얀 피부
짜기로 손이 쓱 들어가자 은지가 깜짝 놀라며 내손을 뿌리치
에 벚꽃이 피어있는 거 같았다. 정성스럽게 닦아주는 동안 꼭
려고 했다.
지가 살짝 부풀어 오르며 딱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 젖
“앗. 이상해. 이젠 내가 할래! 그만해.”
가슴을 애무하듯 타월로 닦고 있으니 은지가 뾰로통한 목소리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을 막으려는 그녀의 표정이 절
로 속삭였다.
박한 게 너무 웃겼다.
“가만있어. 이제 막 닦아주기 시작했는데 무슨 소리야. 아
직 반에 반도 못 닦았는걸.”
그녀의 손을 잡으며 엉덩이 사이에 들어갔던 타월을 빼서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어서 다른 데로 안 내려갈래. 계속
그러면 나 화낸다.”
슬쩍 보니 그녀의 눈이 가늘어진 게 눈에 들어온다. 아쉽지
만 더 이상 하면 그녀가 화를 낼 듯 보였다.
허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