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다. 그녀는벌써나와있었다. 연보라색투피스를입은그녀의모습은7년전의그때
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마치 시간이 그녀만 비껴간 듯 보였다. 어쩌면 그녀는 나를
떠나간게아니라그세월동안잠들어있었던거였을까? 그래서잠에서깨자마자날다
시찾아온게아닐까? 말도안되는생각이지만그렇게생각하고싶었다. 활짝웃는그
녀가보인다. 손을흔들었다. 그녀앞에차를세우자환한미소를띠고차에올랐다.
“우리어디갈까?”
“오늘시간괜찮은거예요, 정말.”
“몇번을말해. 괜찮아.”
“그럼 우리 강촌에 가요. 기억나죠, 우리가 처음으로 같이 여행간 그곳. 그리고 처
음으로사랑은나눈그곳. 강촌에가요.”
그녀는 그곳을 기억하고 있었다. 가슴이 떨려왔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허벅지에백을올려놓고두손을가지런히모으고긴눈을감았다.
“피곤해요. 좀자고싶어요.”
“그렇게해……. 조심해서운전할테니까.”
차를 경춘가도에 올리고 시원하게 달려 나갔다. 그녀는 세상 시름을 모두 잊은 듯
새근거리며 잠에 빠졌다. 그녀를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두어 시간 좀 못 미치게 달렸
을까? 아직도잠에빠져있는그녀앞에강촌을알리는표지판이보인다.
‘스르륵…….’
그녀가언제깨어났는지차창유리를내렸다.
“왜? 더자지않고?”
“아뇨……. 이젠됐어요. 다왔네요.”
“그래, 이제곧들어갈거야.”
“근데옛날이랑많이달라졌다. 마치우리처럼…….”
독백인 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서글프다. 그녀의 말처럼 우린 달라진 걸까? 그
녀가내팔을잡았다.
“우리어디로가요. 단둘만있을수있는곳으로.”
“배고프지않니? 밥먹어야지.”
첫 사랑 그녀와의 하루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