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아서는 근처의 모텔로 직행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속보인다. 일단 그녀의 의향을
먼저들어보자.
“어디갈까? 아는데나가고싶은데있니?”
“오빠우리어차피술더먹을거잖아요.”
“그렇지.”
“그럼…….”
잠시뜸을들이는그녀.
“그냥우리집으로가요. 술몇병사들고가서편안히먹게…….”
뭐냐, 이 반응은. 이거야말로 게임 오버를 알리는 신호 아니었던가. 나야 마다할 이
유가없다. 택시를잡아타고그녀의집으로출발. 한10분달렸을까? 아담한빌라앞에
멈추는 택시. 그녀의 집이다. 문을 열고 그녀의 집으로 들어서는데, 이게 웬 일. 거실
한편에웨딩사진속의그녀가웃고있다. 그옆에남편인듯한남자역시웃고있다.
“너결혼했니? 그러면서……. 나갈랜다. 아무리네가좋아도이건아니지싶다.”
“미안, 말 안 해서. 근데 걱정하지 마. 남편이랑 나랑은 거의 남남이나 마찬가지야.
어쩌다보니 결혼하게 됐고……. 근데 결혼하고 나서도 거의 남남처럼 살았어. 거기
에다 남편은 원양 어선 선원이다 보니 한번 배를 타면 3개월이고 6개월이고 집에 들
어오지않기일쑤고……. 아까말했지. 노래방에나가는게돈을벌려는게아니라고.
솔직히말하면나외로워.”
마음이 흔들린다. 외롭다는 그녀의 말에 밖으로 향하던 내 발걸음이 주춤거린다.
하긴그렇다. 내가뭐성인군자도아니고, 처음부터이럴요량이었던것아닌가. 어차
피 그녀의 남편은 지금 이 순간 태평양 어느 바다 위에 떠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
자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어차피 내친 걸음이란 생각도들었다. 잠시후난그녀의웨
딩사진이정면으로보이는거실에앉아술잔을기울이고있다. 외로움에지친여자와
욕정에 사로잡힌 남녀의 술자리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내 손이 그녀의 무릎을 쓰다
듬는 것을 신호로 술자리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이미 기다리고 있었
다는 듯 내 손길을 받아주었다. 그에 힘입어 무릎의 맨살 위에 올려져 있던 손을 펴서
가볍게다리사이를가로질렀다. 그녀가어떤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