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그냥니들편한데로앉아.”
과연 저 여자가 어디에 앉을 것인가. 잠시 서로를 보던 두 여자가 각자의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앗싸, 그녀가 내 옆으로 앉는다. 친구 놈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
력하다. 그래도 어쩔 건가. 이런 걸 갖고 뭐랄 순 없는 노릇이니. 이를 아는지 모르는
지 여자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를 건넨다. 친구놈 옆에 앉은 여자가 먼저 말을 한
다. 아마저여자가고참이지싶다. 하긴얼굴만봐도대충답이나온다.
“안녕하세요. 전 진주고요. 쟤는 상은이에요. 그저께 처음 나온 애니까 오빠가 잘
해줘야해요. 아직서툴러서.”
오호라, 게다가 신삥이기까지. 어떻게 한번 엮어볼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노래 일발 장전. 여자들은 원래 노래 잘 하는 남자에 끌리는 법이
거든. 다행히도 난한노래 한다. 대학 다니던 시절 대학가요제 예선에도 출전한 적이
있을정도다. 물론예선에서떨어지긴했지만.
요즘유행하는발라드하나를멋들어지게불렀다. 여자애들의반응이장난아니다.
특히 그녀의 표정이……. 노래는 이쯤 두고 그 다음부터는 은근한 작업질 개시다. 최
대한매너있게, 그러면서도 뉘앙스를 풍겨준다. 처음1시간을예상하고들어온노래
방에서의 놀이가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면서 결국은 세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상은
이와 나 사이는 눈에 띄게 친밀해졌다. 전화번호를 교환한 건 물론이고 노래방을 끝
내고 나서둘이서만 한잔하기로약속했다. 서둘러 자리를 접는다. 물론 그녀에겐 따
로신호를보내20분뒤에요앞에서만나기로하는것도잊지않았고. 친구녀석과반
반씩 계산하고 거리로 나와 담배 한대를 빼어 문다. 뭘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열심히
통밥을굴린다. 그러는데그녀가온다.
“왔니? 너근데더일해야하는거아냐?”
“아까말했잖아요. 여길나오는게굳이돈을벌려는게아니라고…….”
“그래도…….”
“괜찮아요. 정말돈벌려는게아니라니깐.”
최대한의 매너를 보여주자. 어차피 대세는 기울었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나. 마음
노래방 아줌마와의 밀회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