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허벅지를 더듬는 그녀의 손
4개월전의일이다. 당시백수로지내던나를안타까이여긴친구놈하나가어느날전화를걸
어왔다. 좀버겁긴하지만잘만하면취직도가능할거라며들이민어느회사. 그회사는대기업
은 아니지만 탄탄한 내실로 인해 꽤나 인정받는 회사였다. 그런 회사에 나를 소개해 준 친구 녀
석이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야속하기도 했다. 솔직히 나 정도의 경력자가 들이 밀기에
는좀부담스런회사였기때문이다. 괜히이력서만한장날리는거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
이런내속을꿰뚫어보기라도하는듯
“인간아잘해봐. 그회사인사담당자가여잔데, 그여자사람뽑는기준이좀남다르단다. 그
러니까너도잘만하면충분히될거다. 솔직히니가인물은좀되잖냐?”
그러면서 뜻 모를 웃음을 날려 보이는 친구 녀석.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
다. 물론 나중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하지만 그 당시엔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참그리고면접보러갈때옷차림이나외모에단단히신경써야한다. 그리고...”
뭔가말을꺼내려다가머뭇거렸다.
“아무튼 허접한 양복 입고 가지 말란 말이다. 머리도 단정하게 깎는 거 잊지 말고. 신 이사란
그여자, 깔끔해보이는남자를좋아한다더라.”
알수없는말만잔뜩하고서는전화를끊어버리는친구놈. 참싱겁다는생각이들었지만, 그
래도 고마웠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는 녀석이 있어서 행복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다시 전화를 건 친구놈에게서 나는 신 이사란 여자에 대한 정보를 함께 들었다. 그걸 왜 가르
쳐주는지는알수없었지만, 어쨌든알고있어서나쁠건없다싶어서새겨들었다. 나이는43세
이고 미혼이라고 했다. 일에 미쳐 결혼을 안 하는 노처녀라고... 일처리에 대해서는 무진장 엄
격해 한번 찍히면 그걸로 끝이라 했다. 거기까지 말하고 난 녀석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근데그여자일하는것만큼남자를밝힌다는소문도있다. 내가직접겪어본건아니지만원
래이바닥이그렇게넓지않아서웬만한소리는다들리거든. 혹시나해서하는말이다.”
그때알았어야했다. 망할녀석, 그냥대놓고말했으면훨씬수월했을텐데.... 그렇게그녀석
과의통화는끝났다.
〉 83
그 남자의 소파 승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