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E STORY 7호_new Jan. 2016 | Page 45

특별히 할 일도 없다는 게 문제다. 더군다나 토요일, 일요일을 껴서 쉬면 곧장 3일짜리 휴가 분 위기. 그렇게시작된짧은휴가의첫날이었다. 뭘정독도서관으로갔다. 그곳에서오랜만에책 이나 읽어 볼 심산이었던 것이다. 정오를 조금 넘긴 평일의 도서관에는 몇 몇 학생들만이 사전 을 이리저리 넘기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고 나 또한 잠시의 시간을 그렇게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내기로했다. 그러나그생각은서가에있던한여자때문에수포로돌아갔다. 내게서 그리멀지않은곳에 앉아심각한표정으로 책을읽고있던한여인. 먼저그녀를 느낀 건내눈이아니라내코였다. 은은하게퍼지던그녀의향수냄새가나를그녀로향하게했던것. 그다음에내눈이그녀를발견했다. 그녀의왼쪽팔목에걸쳐져있는투박하게굵은은팔찌, 단 아하게 뒤로 넘긴 긴 머리칼로 인해 드러난 그녀의 뽀얗고 가늘기만 한 목덜미, 그리고 화장기 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빛이 발산되는 듯한 그녀의 맑고 고귀해 보이는 얼굴, 남자라면 한 번은쳐다보게만들만한여자였다. 나역시예외는아니었다. 무엇보다 더 눈에 띤 것은 날렵한 상체에 기형적으로 매달려 마치 책상에 기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녀의 두 가슴이었다. 그 가슴을 보는 순간 사냥꾼의 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냥감보다 먼저 움직여선 안 된다. 사냥감이 움직이고 난 후야 비로소 따라붙어야 한다. 나는 관심 없다는 자세로나만의독서에빠져있는척했다. 비록눈이어지럽고머리가지끈거렸지만... 우리같은사냥꾼에게는느낌이라는것이있다. 잠시후그녀가책을덮고이곳을나가리라는느낌같은것말이다. 책을보는내내한순간도시 계를 보지 않았다는 것은 이 곳을 나가도 딱히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 다. 먼저 자리를 일어나 책을 제자리에 넣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 가방을 챙기고는 느린 걸음으 로 도서관을 벗어난다. 가방을 챙기기 전에 조심스럽게 가방 밑에 MP3 플레이어를 두고 나왔 다. 좀 위험한 시도이긴 했지만, 그녀는 그 정도 가치는 있는 여자였다. 만약 운이 좋다면 그녀 가나올즈음도서관입구에서그녀를다시만나게되고짧은이야기를나눌수있게될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확률도 있지만... 그렇게 밖에 나와 담배 한 개비를 피고 잠시 서성이다 다시 발을 옮겨 도서관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그녀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음 행동은 모르는 척지나치다가말을걸어오는그녀를기다리는것. ‘걸려라걸려라’ 〉 45 내 이름은 유부녀 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