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E STORY 3호_new Jan. 2016 | Page 86

100년 묵은 여우로 변할까봐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구요.”그러자 비로소 그녀의 입 가에작은미소가번지며깊은한숨을 내쉬고벽에편하게기대어 앉았다. 그런그녀 에게 라면에 물을 부어 내밀었다.“고마워요. 아까 점심 먹고 처음이네요.”그녀는 정말 배가 고팠는지 내어준 봉지김치도 곁들이며 국물까지 호-호- 불어가며 다 먹 었다. 그녀가먹는동안다시물을올려커피를 끓였고먹은자리를치우는 그녀에게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건넸다. 나도 한잔 따라 들곤 모서리를 하나씩 차지하곤 앉아 서아무말없이홀짝이기시작했다. 다시고요가밀려오기시작했다. 커피를홀짝거 리는소리와가스램프에서나오는스으으- 하는소리만겨우적막에대항해버틸뿐 이었고.. 그러다가 가스가 떨어졌는지 스으윽 하는 소리와 함께 램프불이 꺼지고 말 았다. 아까책을읽다가끄지않고잠들어서빨리꺼진듯싶었다. “이 곳에서 혼자 사시는 건가요?”갑자기 어두워진 공간이 어색했는지 그녀가 물 었다.“예. 저 혼자 살기엔 적당하죠.” “네..” “날이 밝아오면 길 알 수 있겠어요? 저 랑아래마을까지같이가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간과공간은달빛의몫 이었다. 더 이상 그녀와 나 아무 말 하지 않았고 주변은 한 시간 전의 별 일 없는 적막 으로돌아갔다. 달빛아래구석에웅크리고앉은그녀의모습이보였다. 여전히검은 머릿결엔 달빛이 매달려 흘러내리고 있고 얼굴을 무릎에 묻고 두 다리를 감싸안은 희고도 긴 손이 신전의 대리석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공연히 머쓱해져 담배를피려고불을붙이려다그녀에게물었다. “저담배좀피워도될까요?” “ ..... ” 그녀는 그렇게 잠들었다. 나는 조심조심 일어나 침낭을 펴서 그녀의 몸을 감싸주었 으며작게웅크린몸을깨지않게조심조심침낭으로덮어주며그녀의머릿결에서풍 겨오는 향기에 그만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향기는 너무도 흔한 샴푸향도, 비누향도 아니었고향수도아니었다. 그녀의체취와향이은은하고알맞게결합되어영혼깊숙 이 스며오는 마법 같은 무엇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담뱃불을 붙이 려다 그녀로부터 스며 나오는 향기가 사라질까봐 피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구석 에 그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앉아 갑자기 나타난 그녀의 존재를 신기해하며 끊어질 듯 아스라이 밀려오는 그녀의 향기에 취해 눈을 감고 후각에 온 신경을 집중 86 누드 스토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