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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여인과 나눈 환상적인 사랑
때가 됐나?’지난달 생리 날짜를 계산하는 사이, 몸에 가벼운 흥분과 함께
‘할
열기가 돋고 있었다. 빈속에 마신 커피 탓일지도 모른다. 미연은 엘리베이
터 단추를 눌렀다. 문이 열리자 누군가 목례를 한다. 몇 번 얼굴이 마주친 적이 있는
남자였다. 그녀가 미소를 머금은 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도 미소를 보여준
다. 미남은 아니지만 맑고 깨끗한 인상을 지닌 남자였다. 그 남자는 18층 버튼을 누
르고있었다.
‘18층? 거기 사나?’
“쿵”그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의 불빛이 꺼지더
니 엘리베이터가 멈췄다.“앗..”엘리베이터의 울림과 함께 비틀거리던 미연의 손에
그의 팔목이 잡혔다.“괜찮으세요?”
“네.”잡았던 팔을 놓으며 벽에 기댄 미연은 불
안감에 목소리가 떨렸다.“고장인가 봐요.”라이타를 켠 그가 비상 호출벨을 누르며
인터폰으로 경비를 부르고 있었다.“아저씨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어요.”
“네. 조
금만 기다리세요. 겁내지 마시고 침착하게 계십시오. 곧 열어드릴게요.”경비의 목
소리가더욱당황한듯인터폰을울린다.
“이제 금방 열리겠네요.”
“서 계시지 마시고 바닥에 앉으세요. 혹시 모르니...”쪼
그리고앉은둘사이에잠시정적이흘렀다.“여기라도앉으세요.”그가가방에서큼
직한 노트를 꺼내준다.“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편하게 않으세요. 자세가 불편
하면 더 불안해지거든요.”
“고마워요.”다시금 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노트를 깔
고 앉은 채 벽에 기댄 미연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8월 중순의 한여름이라
엘리베이터 안은 금새 찜통이 되었다. 두려움을 떨치려 눈을 감자 더위와 함께 아침
의 가벼운 일렁임이 다시금 피어난다. 조금씩 더 더워지고 답답해질수록 머리 속이
멍해지는것을느끼던미연은불쑥생각이난듯핸드폰을들었다.
연상의 여인과 나눈 환상적인 사랑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