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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를 사랑한 나가요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내 몸에 뭐라도 묻었니?”
“네? 아뇨.”
잔뜩 무안해진 표정이 되어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마는 그. 나 원 참, 저렇게 순진한
녀석이 룸살롱 웨이터를 하는 게 신기하다. 하긴, 이게 본업일 리는 없지. 저래 뵈도
저 녀석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신촌의 모 대학 경영학과 학생이니 말이다.
듣기론 휴학하고 군대 가기 전까지 알바를 하는 거라고 그랬지.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등록금에 보탤 양으로 이 일을 하는 거라고. 그래서 부모님께 조금이
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게 이 녀석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라고. 기특한 녀석. 사실 직
접 들은 건 아니다. 이 녀석 사수인 웨이터가 나랑 친해서 그에게서 전해들은 거니
까. 나? 그래 짐작대로다. 난 나가요다. 올해 나인 스물다섯이고, 어느새 이 바닥 구
력이 5년차인 나름 베테랑이다. 그러다보니 산전수전 다 겪었지 뭐. 그런 내가 이런
풋내기에게 마음 한 조각을 준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다 그렇
지 뭐.
각설하고 일이 험해서 그렇지, 웨이터 일이 꽤나 짭짤하긴 하다. 룸에 들어온 손님
들이 챙겨주는 몇 만 원가량의 팁만 알뜰히 다 모아도 웬만한 월급쟁이들 한 달 일한
액수는 될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 녀석이 금남의 구역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