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인 씨의 말대로 꼬시래기(‘문절망둑’의 사투리)는 예전부
터 쉽게 낚아서 술 안주용이다. 실제로 낚시를 한 후 즉석에서
썰어 먹던 고기였다. 내가 기자 초년병 시절 취재 도중 처음으로
얻어 먹어본 회가 바로 ‘꼬시래기 회’였다. 다소 밋밋하긴 해도
쫄깃한 식감이 괜찮은 기억이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게 유료낚시터다. 낚시꾼들이 철수를 하면
서 고기를 챙기는 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어떤 고기를 낚았는
지 봤다. 작은 우럭들이다. 굳이 잿골을 낚시 장소로 택한 것은
포인트가 많아서이기도 했지만 혹시나 유료낚시터에서 탈출한
고급어종을 낚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도 있었다. 그
러나 낚시꾼들의 살림망을 본 후 우리는 그런 기대를 접었다. 가
두리 안에서도 저렇게 낚이는데 밖에서는 오죽할까 싶었다.
의외로 쉽게 낚인 락피시 3종
선착장 앞에서 요리감을 찾고 있는 정수인 씨.
전투낚시 종족인 정수인 씨는 낚시꾼의 최고 미덕인 끈질김을
보유한 혈통을 가지고 있다. 항상 같이 낚시를 하면 먼저 채비를
하고, 가장 마지막에 철수를 한다. 낚시 도중에 쉬지 않는다.
이 날도 정수인 씨는 포인트를 이리 저리 옮기며 낚시를 계속
했다. 그러나 입질이 신통치 않은지 표정은 어두웠다. 퇴근 하자
마자 낚시를 하러 왔고, 새벽에 또 출근을 해야하는 그의 얼굴은
피곤에 절어있다.
한 마리라도 빨리 낚아 요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나에게 전
해온다. 평소라면 낚시를 하지 않았겠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
해 나 또한 열심히 채비를 던져야만 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포인트를 옮겨봅시다. 저기 왼쪽 갯바
위가 괜찮을 것 같아요. 노래미나 우럭이 있을 것 같아요.”
수인 씨가 포인트 이동을 제안한다. 어차피 해변에서 낚이는
멀리 보이는 가두리가 유료낚시터다. 우리는 저기서 탈출한 놈을 기대하기도 했다.
건 돌팍망둑 밖에 없다. 원래 목적대로 쉽게 잘 낚이는 잡어 요
리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씨알이 크고 다양한 고기가 필요했
다.
포인트를 바꾸고 채비도 바꿨다. 정수인 씨는 던질찌 채비로,
나는 지그헤드 2g을 달아 바닥을 긁었다. 갯바위 가까운 곳에서
또 망둑이 낚인다. 해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졌
다. 오랜만에 던져 보는 지그헤드 채비는 밑걸림이 잦았다. 0.4
호 합사를 직결했기에 조금만 잡아 당겨도 채비가 끊어졌다. 다
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지그헤드 운용이 익숙해 졌고 밑걸
림도 덜했다.
갯바위 바로 앞에 지그헤드를 담그고 고패질을 하는 동안 정
수인 씨에게 입질이 들어왔다. 망둑 류와는 다르게 로드의 곡선
이 급하다. 처박을 듯 힘을 쓰다가 올라온 고기는 금빛 찬란한
볼락. 잡어 범벅 요리를 하려 했는데 의외로 고급 어종이 나왔
다.
일단 고기를 낚으니 일이 술술 풀리는 듯 했다. 캐스팅에 힘이
“앗싸~ 한 마리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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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렸다. 짜증나던 밑걸림이 사라지자 바닥을 더듬는 감각도 섬